한일 정상, 30분 약식 회동… 한미 정상회담은 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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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한 계기로 추진한 미국, 일본과의 정상외교가 후폭풍에 직면했다.

대통령실이 일찌감치 개최를 공언했지만 예상치 못한 돌발변수에 직면하면서 '짧은 약식' 회동으로 진행되고, 미국의 한국산 전기차 차별 우려, 일제강점기 강제 징용 배상 등 최대 현안에 대한 논의도 본격화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유엔총회장 인근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약 30분간 정상회담을 가졌다.

한일 정상 간 회동이 불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으나 약식이나마 한일 정상이 마주 앉는 자리가 마련된 것이다. 한일 정상이 양자 간 회동을 가진 것은 34개월 만이다.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양 정상은 최근 핵무력 법제화, 7차 핵실험 가능성 등 북한의 핵 프로그램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공유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해 나가자는 데 의견을 함께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상 간 소통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통령실 발표 등을 보면 '뇌관'인 강제징용을 둘러싼 가시적 진전은 없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지금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서 양국이 집중하고 있는 현안은 강제징용 문제"라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오히려 일본은 회동에 앞서 한국 정부가 한국 정부가 관례를 깨고 한일정상회담에 합의했다고 먼저 발표한 것을 문제 삼으며 회동 자체를 무산시킬 수 있다는 기류를 드러내 불안감을 키우기도 했다. 회동 이후에도 일본은 '간담'이라는 용어를 사용해 의미를 축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일정상회담 보다 성사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보였던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은 사실상 불발됐다.

바이든 대통령의 뉴욕 체류 일정이 갑작스럽게 단축된 데 따른 불가피한 상황이었다는 게 대통령실 설명이다. 이에 한미는 '비상수단'을 강구, 바이든 대통령이 주최한 '글로벌 펀드 제7차 재정공약 회의'에 윤 대통령이 일정을 바꿔 참석해 대면하는 방향으로 '플랜B'를 가동했다는 것이다.

대통령 순방을 수행 중인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브리핑을 열고 윤 대통령이 지난 19∼21일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영국서 한 차례, 뉴욕에서 두 차례 각각 만나 현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원론적이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사안과 관련해 한국의 우려를 언급하며 진지한 협의 의지를 밝힌 것은 처음이다. IRA 문제는 한미 정상의 양국 국가안보회의(NSC) 검토 지시 사항에도 포함됐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만난 시간의 총량이 중요한 게 아니다"라며 IRA, 한미 통화스와프, 대북 확장억제 등에 대해 양국 NSC가 집중적인 검토를 했으며 한미 정상이 이러한 의제를 '확인'하고 '재가'했다는 점에 의의를 뒀다. 그러나 의제를 놓고 정식으로 대좌하는 정상회담보다는 논의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준비 소홀' 지적이 나오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한일 정상, 30분 약식 회동… 한미 정상회담은 불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한 빌딩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를 마친 뒤 대화를 나누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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