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400원 돌파] 전문가 "원달러 환율, 연말 1500원까지 갈수도"

한미 통화스와프 미체결땐 가능성
무역·경상수지 악화로 원화 약세
추 부총리 "단기변동성 적극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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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1400원 돌파] 전문가 "원달러 환율, 연말 1500원까지 갈수도"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하면서 연말엔 1430원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3년 6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1400원대까지 치솟았다. 미국의 고강도 긴축에 따른 '킹달러'(달러 초강세) 등으로 환율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된다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전문가들은 환율 변동성이 커져 상단을 폭넓게 열어둬야 한다며 환율이 1450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1450원 가능성도"= 환율은 지난 6월 23일 13년 만에 1,300원을 돌파한 이후 △ 8월 29일 1350원 △9월 2일 1360원 △9월 5일 1370원 △9월 7일 1380원 △9월 14일 1390원 선을 차례로 뚫으며 고점을 높여왔다. 최근 환율이 빠르게 오른 것은 기본적으로 미국 달러가 강세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환율 변동성이 커진 만큼 상단을 폭넓게 열어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연구원은 "환율이 1400원 선을 넘어서면 위로는 다 열려있는데, 일단 50원씩 열어두고 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서정훈 하나은행 연구원도 "연준이 당분간 매파적 성향을 나타낼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1430∼1450원 터치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봐야 할 것 같다" 밝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이날 '한미 기준금리차 변화가 환율에 미치는 영향'에서 한미간 기준금리 역전 현상이 지속되면 원·달러 환율이 최고 1434원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김정식 연세대 명예교수(경제학부)는 "한미 통화스와프가 체결되지 않으면 연말에는 환율이 1500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달러가 강세를 나타내면서 다른 통화들도 가치가 내려갔지만, 원화 가치 하락 폭은 유로, 엔, 위안 등 다른 통화보다 유독 가팔랐다. 원·달러 환율은 잭슨홀 미팅이 열렸던 지난달 26일부터 9월 21일까지 4.72% 상승했다. 그만큼 원화 가치는 하락했다는 의미다. 반면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같은 기간 1.71% 상승했다. 원화 가치가 달러 절상 폭보다 2.76배 더 절하된 셈이다. 같은 기간 달러 대비 유로화 가치는 0.3%, 위안화는 2.69%, 호주달러는 4.12%, 싱가포르달러는 1.56% 내렸다. 원화보다 달러 대비 가치가 더 하락한 것은 일본 엔화(4.91% 절하)뿐이다.

한국은행이 주요국 긴축에 맞춰서 기준금리 인상에 나섰음에도 원화가 주요 통화보다 더 약세를 나타낸 주요 이유로는 무역수지와 경상수지의 악화를 들 수 있다.우리나라의 8월 무역적자가 역대 최대인 94억7000만달러를 기록한 데다, 8월 경상수지도 적자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아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다. 올들어 이달 20일까지 누적 무역적자는 292억1300만달러다. 연간 기준 역대 최대인 1996년 기록(206억2400만달러)을 이미 넘어섰다.

◇경계 수위 높이는 외환당국= 추경호 경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앞으로 한동안 전 세계적으로 높은 불확실성이 지속될 수 있다"며 "단기간 내 변동성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한편 내년 이후의 흐름까지도 염두에도 두고 최적의 정책조합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당국은 환율 상승의 원인, 대외건전성 지표 등을 고려할 때 반드시 '환율 1,400원 = 위기' 공식이 성립하지는 않는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심리적 저지선으로 여겨져 온 달러당 1400원 선이 뚫리면서 시장의 불안이 확대될 위험이 커졌다. 외환당국은 국내외 외환 흐름을 예의주시하면서 필요에 따라 미세조정 등 시장 안정 조치를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강달러 상황이 지속되면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국은 미국 국채 매도를 통해 외환시장에 개입할 실탄 확보에 나서고 있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주요국의 미 국채 보유 규모는 7월말 3조9427억달러로 2018년 11월(3조9012억달러)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6월말(3조9026억달러)에 비해 소폭 증가했으나 연초 이후로 보면 2178억달러 가량 줄었다.

미 국채를 가장 많이 내다 판 나라는 중국으로 987억달러 규모다. 뒤이어 일본이 697억달러를 매도했다. 우리나라도 올해 들어 189억달러 미 국채를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미 국채 보유 상위 20개국 중 여섯 번째로 가장 많은 국채를 매도한 국가가 됐다. 미 국채를 팔아 달러 자금을 회수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주요국이 미 국채를 매도하면 미 국채 금리가 더 오르게 되고, 이는 다시 달러 강세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금융권에선 올 연말 달러인덱스가 115까지 올라갈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연구원은 "연준이 예상보다 더 매파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11월까지도 기준금리를 75bp(1bp=0.01%포인트) 이상 올린다고 봐야 한다. 이때까지는 달러가 더 강세로 갈 수 있다고 봐야 할 것"이라며 "달러인덱스는 115포인트 정도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문혜현기자 mo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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