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 줄어든 한계기업… 올해 바짝 늘어날수도

한은 "금융불안지수 위기 근접"
경영여건 최악땐 18.6%로 ↑
차입금 비중도 19.5%까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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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 줄어든 한계기업… 올해 바짝 늘어날수도
미국의 통화 긴축 등으로 금융·환율 시장이 요동치면서 우리나라의 금융불안지수(FSI)가 '위기' 단계 문턱까지 치솟았다.

가계와 기업의 빚(신용)도 여전히 전체 경제 규모의 약 2.2배에 이르고, 특히 기업대출은 최근 오히려 더 빠른 속도로 불어나고 있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금융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안정에 영향을 미치는 실물·금융 지표를 바탕으로 산출된 금융불안지수(FSI)는 7월과 8월 각 18.8, 17.6으로 집계됐다.

◇2분기 말 가계·기업 빚, GDP의 221% '사상 최고'= 금융불안지수는 올해 3월(8.8) 이후 6개월째 '주의' 단계(8이상 22미만)에 머물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계속 오르면서 '위험' 단계(22이상)에 근접하는 추세다.

한은은 "주요국 금리 인상 기조 강화 등으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져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금융불안지수가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금융불균형 상황과 금융기관 복원력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금융취약성지수(FVI)의 경우 가계대출 급증세 진정 등으로 1분기 52.3에서 2분기 48.3으로 뚜렷하게 낮아졌다. 그러나 여전히 장기 평균(1994년 4분기∼2022년 2분기 평균)인 40을 웃도는 상태다.

2분기 말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 신용(자금순환통계상 가계·기업 부채 합) 비율은 221.2%로 1분기(220.9%)보다 0.3%포인트 올라 또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다. GDP 대비 가계신용의 비율은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한 분기 사이 105.5%에서 104.6%로 떨어졌지만, 기업신용의 비율이 115.3%에서 116.6%로 오히려 높아졌다. 기업대출 증가율도 올해 14.7%에서 2분기 15.5%로 상승했다.

한은은 국내외 높은 물가상승 압력, 미국 등 주요국 기준금리 인상 기조,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 중국 경기 둔화, 코로나19 금융지원 종료 등을 잠재적 금융시스템 불안 요인으로 지목했다.

◇한계기업 비중 14.9→18.6% 가능성= 2021년 기준 한계기업 수와 차입금의 비중(금융보험업 등 제외한 전체 외부감사 대상 기업 대비)은 각 14.9%, 14.8%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수준(14.8%, 15.0%)까지 줄었다. 매출 증가와 수익성 회복의 결과다.

하지만 올해 최악의 경영 여건 시나리오에서 한계기업 수와 차입금 비중은 각 18.6%, 19.5%까지 다시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이 시나리오에서는 최근 1년의 기업 신용 증가율(2분기 기준 작년 동기 대비 대기업 11%·중소기업 16%)이 유지되고, 올해 평균 대출금리가 작년보다 1.4%포인트(p) 오르는 동시에 환율·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단위 영업비용이 1% 추가되는 것으로 가정됐다. 이 경우 한계기업의 부실 위험(1년 후 부도 상태로 전환될 확률)도 지난해 3.52%(중윗값)에서 3.75%로 높아진다.

한은은 "한계기업의 비은행권 자금 의존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대내외 충격 등으로 한계기업 부실이 현재화되면 비은행권 중심으로 관련 부실이 금융시스템 전체로 파급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주택 가격 하락에 PF대출 건전성 악화"= 최근 주택가격 하락 압력이 커지면서 금융권이 내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의 건전성이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금융권(은행·보험·여전·저축은행·증권)의 PF대출 잔액은 지난 6월 말 기준 112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11∼2013년 PF대출 부실 사태 이후 은행권은 PF 대출을 크게 늘리지 않았지만, 비은행권은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PF대출을 늘렸다.

금융권의 PF대출 연체율은 지난 6월 말 기준 0.50%로 과거 PF대출 부실 사태 당시인 2013년 말(8.21%)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지만, 지난해 말 0.18%보다 상승했다.

요주의여신 비율도 지난해 말 1.91%에서 6월 기준 2.3%로 높아졌다. 자기자본 대비 PF 대출 익스포저 비율의 경우 은행권은 12.9%로 PF 대출 부실 사태 발생 직전인 2010년 말(37.4%) 보다 하락했으나, 보험(12.6%→53.6%), 여전(61.5%→84.4%), 증권(4.7%→38.7%)은 상승했다.

저축은행의 경우 같은 기간 260.7%에서 79.2%로 하락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었다.

주택 가격 하방 압력이 커짐에 따라 사업 추진 불확실성 증대, 미분양 물량 증가 등으로 인한 PF 대출의 부실 위험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한은은 특히 비은행권의 PF 대출 부실 위험이 상대적으로 크다며 "위기 시 유동성이 낮은 일반주택·상업용 시설 관련 PF 대출 비중이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어 부실화 시 실질 손실 규모도 예전보다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집값 20% 떨어지면 자산 팔아 빚 갚을 능력도 '뚝'= 부동산 가격이 20% 정도 하락하면 대출자가 보유 자산으로 부채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크게 떨어졌다. 부동산가격이 올해 6월 말 수준에서 20% 떨어지는 것을 가정한 분석 결과, 금융부채 보유 가구의 평균 부채 대비 총자산 배율과 부채 대비 순자산 배율은 6월 현재 각 4.5배, 3.5배에서 3.7배, 2.7배로 크게 낮아졌다.

집값이 20% 조정되면 고위험 가구의 비중도 3.2%포인트에서 4.3%포인트로 늘어나고, 고위험 가구의 순부채(부채 상환을 위해 자산 전부를 매각해도 갚지 못하는 부채) 규모도 소득 5분위(상위 20%)에서 특히 1.9배로 커진다. 고위험 가구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40%를, 자산대비부채비율(DTA)이 100%를 넘는 가구를 말한다. 그만큼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 부담이 크고 자산 유동화(매각)를 통한 부채 상환이 어려운 처지라는 뜻이다.

금리가 0.50%p 오르는 경우 연간 이자수지 적자 규모가 가구당 평균 50만원(-554만원→-604만원)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한은은 "소득계층 간 부채 조달 규모 격차가 부의 격차를 심화시키는 문제를 고려해 DSR 규제를 차별적으로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문혜현기자 mo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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