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명예 다 잃은 홍원식… `남양유업` 매각소송 한앤코에 완패

홍두영 창업주 '유가공 신화' 2대에서 흔들… 어쩌다 이렇게 됐나
'코로나에 효능' 불가리스 파장에
눈물 보이며 쇄신 약속했지만
'주식매각' 계약 맺었다가 철회
법원 "계약효력 유지" 1심 결론
홍 회장 측 반발… 항소심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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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명예 다 잃은 홍원식… `남양유업` 매각소송 한앤코에 완패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남양유업 제공>

홍원식(72) 남양유업 회장이 회사 매각 효력 논란을 둘러싼 1심 재판에서 패소했다. 지난해 남양유업의 제품인 불가리스가 코로나19 바이러스 억제효과가 있다는 허위과장홍보를 했다가 사회적 지탄을 받았고, 이번에는 회사를 매각하겠다고 했다가 이를 철회하려 했는데 법의 결정은 홍 회장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이 같은 행보로 인해 홍 회장이 회사는 물론 신뢰와 명예 모두를 잃었다는 평가가 재계에서 나오고 있다. 이북에서 월남해 업계 최초로 국산 분유를 생산하는 등 유가공 산업을 이끌었던 홍두영 창업주의 노력이 2대 째에서 끝날 위기에 처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0부(정찬우 부장판사)는 22일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한앤코)가 계약대로 주식을 양도하라며 홍 회장과 가족을 상대로 낸 주식 양도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양측의 주식 매매 계약 효력이 유지된다고 판단했고, 홍 회장 측이 한앤코에 문제제기한 부분들은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앞서 한앤코는 작년 5월 홍 회장 일가가 보유한 남양유업 지분을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맺었다. 그러나 홍 회장 측이 같은 해 9월 계약 해지를 통보했고 이에 한앤코는 홍 회장 일가를 상대로 주식을 넘기라는 소송을 낸 바 있다.

소송에서 홍 회장 측은 한앤코가 경영에 부당하게 간섭하고 비밀유지 의무를 위반해 계약을 해지했다고 주장했다. 한앤코가 계약 과정에서 '협상 내용을 추후 보완할 수 있다'고 속였다며 계약에 효력도 없다고도 했다. 홍 회장 측은 이번 1심 결과에 반발해 즉각 항소심 준비에 들어간 상태다.

그러나 이번 법정공방으로 홍 회장이 눈물까지 보이며 한 사과와 경영쇄신 약속은 진정성을 잃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애초 회사 매각의 계기는 '코로나19 불가리스 효과 논란'에 대한 홍 회장의 사과였다.

앞서 홍 회장은 지난해 5월 불가리스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회장직을 사퇴하겠다고 약속했다. 자식들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도 했다.

이 기자회견이 있은 지 20여일 후 홍 회장 일가는 3107억원을 받고 보유한 회사 지분 53%를 한앤코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그러나 3개월만에 매각을 철회했고, 한앤코는 계약 위반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홍 회장의 한앤코 매각 선언은 확산하는 불매운동으로 다급해진 상황에서 진행되면서 남양유업이 보유한 순장부가액(3693억원)에도 못미치는 3107억원에 매각가가 형성됐었다"면서 "이 때문에 헐값 매각이란 혹평이 나왔는데 매각 체결 직후 남양유업 주가가 뛰는 등 여러 상황이 홍 회장의 마음을 바뀌게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홍 회장은 경영에서는 물러났지만 회장직을 유지했다. 남양유업은 회삿돈 유용 의혹을 받고 보직 해임된 홍 회장의 장남 홍진석 상무를 전략기획 담당 상무로 복직시키고, 차남인 홍범석 외식사업본부장은 미등기 임원(상무보)으로 승진시킨 바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회사 관계자는 "열심히 일한 남양유업 직원들이 무슨 죄가 있나"라며 "최대주주가 안 바뀌면 이 회사는 답이 없다. 조속한 경영 안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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