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더 벌어진 예대금리차 … 은행들 고통분담은 말뿐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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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9-21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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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소비자의 이자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예대금리차 공시제도가 도입됐지만 오히려 격차가 더 벌어졌다. 21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8월 평균 가계예대금리차는 1.51%포인트로, 전달 대비 0.12%포인트 더 커졌다. 이 가운데 가장 큰 폭의 예대금리차를 보인 은행은 1.76%포인트를 기록한 NH농협이었다. 이어 신한, 우리, KB국민, 하나 순으로 예대금리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예대금리차가 커진 것은 수신금리보다 대출금리가 더 올랐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NH농협 관계자는 "지난달 정부정책 자금을 포함한 6개월 미만의 단기성 자금이 대거 유입된 영향"이라며 "단기성 수신자금 성격상 수신금리가 낮아 예대금리차가 일시적으로 확대됐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일부 지방은행과 인터넷은행에선 같은 기간 가계예대금리차가 축소된 것을 보면 시증은행들의 억울하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토스뱅크의 경우 가계예대금리차는 7월 5.60%포인트에서 4.76%포인트로 대폭 줄었다. 저축성수신금리가 1.00%에서 2.20%로 두배 넘게 뛰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은행들이 수신금리는 느리게 올리고 대출 금리는 빠르게 올리는 방식으로 과도한 '이자 장사'를 해왔다는 비난이 끊이지 않았다. 수익구조를 선진화하거나 글로벌 경쟁력을 높였다는 소식은 듣기 어려웠다. 이에 윤석열 정부는 지난달부터 전체 은행의 예대금리차를 비교 공시하고, 공시 주기도 1개월로 단축하라고 지시했다. 이를 통해 예대금리 격차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했었다. 하지만 예대금리차는 더 커졌다. '이자 장사'에 제동이 걸리지 않은 셈이다.

금리가 급등하면서 은행들은 사상최대 이익을 거둬들이고 있다. 반면 가계는 허리가 휘고 있다. 서민 고통은 아랑곳하지 않고 손쉬운 '이자 장사'로 떼돈을 버는 행태에 대한 비난이 쇄도하자 은행들은 고통분담을 약속했었다. 하지만 은행업계의 목소리는 더 벌어진 예대금리차로 공염불에 그치는 모양새다. 은행은 일종의 공공재다. 말로만 고통분담을 외치지 말고 적극적으로 이자부담 경감에 나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다음 처방은 공적개입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현재 정치권에선 금리폭리방지법 입법을 논의중이다. 은행의 대출·가산 금리 산정 방식을 공개하도록 강제하는 법이다. 법으로 강제하기 전에 자발적으로 상생에 나서야 한다. 솔선수범을 통해 어려운 시기를 함께 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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