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하이트진로, 노조 손배소 취하… 불법불관용 원칙 어디 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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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9-12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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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 노사가 지난 주말 파업을 풀기로 하면서 사측이 노측에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및 가압류를 철회하기로 했다. 서울 청담동 본사까지 점거하는 등 6개월에 걸친 장기파업에서 마지막 쟁점은 손배소 취하 여부였다. 노측은 끈질기게 취하를 주장했고, 사측은 노조의 불법파업에 엄정하게 대응한다는 견지에서 소취하는 없다는 입장이었다. 여론도 노조의 불법·파괴적 행위에 대해서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사측의 결정을 주시해왔다. 그러나 결국 사측은 원칙을 지키지 못했다.

그동안 불법 파업을 일삼아온 노조가 합의 도출 막바지에 중점적으로 사측에 요구하는 것은 손해배상 소취하였다. 사측은 거의 대부분 노측의 요구를 들어줬다. 파업의 조기 수습과 더 큰 손실을 피하기 위한 고육책이었지만, 이런 관행으로 인해 노조의 불법 파업이 근절되지 않은 측면이 크다. 불법 행위로 손해를 입혀 놓고 없던 일로 해달라는 노조의 요구도 파렴치하지만, 그런 노조의 주장에 끌려 다닌 사측의 무원칙 자세가 더 큰 문제다. 눈앞의 손해를 줄이기 위한 양보가 나중에 또 파업을 불러오는 원인이 되었다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노동조합법은 노조 파업 시 대체근로를 허용하지 않고 사업장점거 금지도 협소하게 규정하는 등 사측의 대응력을 제약하고 있다. 그나마 손배소가 불법파업에 대한 사측의 보루였다. 하이트진로가 또 하나의 손배소 포기 사례를 더한 것으로 유감스러운 일이다.

하이트진로의 손배소 취하를 주목하는 이유는 노조의 불법파업으로 인한 손배소를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일명 '노랑봉투법'이 더불어민주당에 의해 입법이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 노동조합법 개정안은 불법행위로 손해가 생겼더라도 노조의 결정에 따른 것일 경우 개인에게 손배 청구를 할 수 없도록 하는 규정을 담고 있다. 법 논리는 물론 상식에도 위배되고 불법을 보호한다. 민주당의 최대 지원세력인 민노총을 위한 맞춤형 입법이나 다름없다. 이번 하이트진로 노사협상도 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하이트진로지부가 주도했고, 손배소 취하에 민주당은 환영 성명까지 냈다. 윤석열 정부는 법과 원칙, 자율에 기반한 노사관계가 자리 잡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대우조선, 하이트진로 등의 불법 파업에 공권력 개입을 자제했다. 그러나 이번 하이트진로의 손배소 취하는 노사 자율이라는 명목 뒤에서 불법을 용인하는 것이다. 정부여당은 '노조천국'도 모자라 '불법천하'를 만드는 노랑봉투법을 막아야 한다. 불법에 불관용하며 엄정하게 원칙을 지킨다는 결기는 어디로 갔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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