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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실의 서가] 술 한 잔에 시 한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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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실의 서가] 술 한 잔에 시 한 수
주시 일백수



주시 일백수

송재소 역해/돌베개 펴냄


한자 문화를 공유하는 한국과 중국에서는 술을 주제로 한 수많은 시가 지어졌다. 술 한 잔에 시 한 수가 나왔다 할 정도다. 한·중 시인들은 술과 관련한 고사들을 공통으로 차용하되 시인마다 개성 있게 운용해 시인의 수만큼이나 다양한 시들이 창작되었다. '주시 일백수'라고 명명한 100여 수의 시 속에는 술과 인간이 맺은 갖가지 곡절이 절절히 그려져 있다.

술은 인간과 희로애락을 같이한 가장 오래된 벗이다. 벗이 찾아와 함께 술을 마신 시, 벗에게 금주(禁酒)를 권하는 시, 술 자체가 외로운 시인의 벗이 되어 자작(自酌)하고 권주(勸酒)하는 시 등 술은 시 속에서 다양하게 변주된다. 고려말 목은(牧隱) 이색(李穡)이 당시 금주령에 임해 술을 금하는 주금(酒禁)을 앞두고 술과 못 마시는 심정을 그린 시는 선인들이 얼마나 술을 낭만적으로 즐겼는지 알 수 있다. "오늘 저녁이 어떤 저녁인가/원망하는 마음이 일어나다니/사랑하는 벗 국선생이/쫓겨나 가는 길에 차마 떠나지 못하네/강산은 참담하여 빛을 잃었고/새들은 서로 좇아 날아가누나"

저자 송재소 교수는 한평생 술과 벗 삼아 살아왔다고 고백한다. 책은 평생의 벗 술에게 바치는 기념물인 셈이다. 사실 저자는 소문난 주당이라고 한다. 특히 중국술 마니아다. 중국의 술과 차에 대한 책을 집필하기도 했다. 20대부터 접한 중국술이 매우 많고, 중국술과 얽힌 에피소드가 많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책의 부록으로 실었다.

중국술을 크게 백주(白酒)와 황주(黃酒)로 나누고 각각의 술의 특징, 종류, 그 술에 얽힌 이야기까지 전문가의 견지에서 자세히 풀어놓았다. 백주의 기원과 분류, 제조와 저장, 수정방·사특주·공부가주 등 15종의 대표적인 백주를 소개했다. 황주 또한 기원과 분류, 황주 중에서 가장 유명한 소흥주에 대한 이야기, 태조주·즉묵노주 등 6종의 대표 황주를 나열했다. 아울러 중국의 10대 황주와 백주와 황주를 아우르는 중국의 10대 명주를 따로 정리했다. 중국술 마니아들에겐 반가운 글이 될 것이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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