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유람 당구선수 남편 이지성 작가, 국민의힘 연찬회 강연서 언급
"아무튼 나는 하고 싶은 말 마음껏 하고 살 것"
대선 이후 처음 열린 국민의힘 연찬회에서 특강을 맡은 '차유람 당구선수 남편' 이지성 작가가 25일 강연 과정에서 "젊음과 여성의 이미지가 너무 부족하다"면서 "당신이 들어가서 4인방이 되면 끝장이 날 것 같다"는 농담을 전했다가 논란이 불거졌다. 나경원 전 의원과 배현진 의원은 각각 '불쾌하다',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냈고, 이 작가는 "아무튼 나는 하고 싶은 말 마음껏 하고 살 것"이라며 "한국 사회에서 눈치를 보느라 침묵하고 살았더니 결국 찾아온 것은 문재인 정권"이라고 말했다.
이 작가는 이날 오후 천안 재능인재교육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연찬회에서 '인공지능에게 대체되지는 않는 정당을 만드는 법'을 주제로 강연을 하면서 "보수정당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할아버지"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작가는 지난 5월 국민의힘에 입당한 당구선수 차유람 씨의 남편으로, '꿈을 꾸는 다락방' 등이 대표작이다.
해당 내용은 이 작가는 강연을 이어나가던 중 강연 말미에 권성동 원내대표가 '이 작가가 (아내 차 선수에게) 우리 당에 가서 좀 도와주라고 강요 아닌 강요를 했다고 하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지'라는 질문을 받자, 이 작가가 "네, 제가 강요했다"면서 농담을 던지면서 나온 것이다.
이 작가는 "많은 국민이 (내게) 했던 이야기가 국민의힘에는 젊음의 이미지, 여성의 이미지 두 가지가 부족하다(였다)"면서 "아내에게 그랬다. 국민의힘에 좀 젊음의 이미지와 아름다운 여성의 이미지를, 당신이 들어가면 바뀌지 않겠느냐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배 의원도 있고 나 전 의원도 다 아름다운 분이고 여성이지만 왠지 좀 부족한 것 같다. 김건희 여사로도 부족한 것 같고, 당신이 들어가서 4인방이 되면 끝장이 날 것 같다(고 했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이 농담조로 나온 것이어서 직후 의원들이 앉은 의석에서는 박수와 웃음이 터져 나왔다. 하지만 언론을 통해 논란이 불거졌다.
이 작가는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해당 발언을 다룬 한 언론 기사를 공유하면서 "농담으로 한 말"이라고 대차 해명했으나, 직접 언급된 배 의원과 나 전 의원은 각각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면서 사태가 커졌다.
배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점심 일정이 있어 천안 연찬회장에 뒤늦게 도착했더니 앞선 강연자인 이 작가께서 안타깝게도 부적절한 말씀을 남기고 갔군요"라면서 "대통령 부인과 국민이 선출한 공복들에게 젊고 아름다운 여자 4인방을 결성하라니요. 대체 어떤 수준의 인식이면 이런 말씀을?"이라고 말했다.
배 의원은 "부부 금슬 좋은 것은 보기 아름답지만, 오늘같이 집 문밖에 잘못 과하게 표출되면 '팔불출'이란 말씀만 듣게 된답니다"라고 말했다.
나 전 의원도 페이스북 글에서 "이 작가의 아름다운 여성 이미지 운운하는 발언에 불쾌감을 표시한다"면서 "그런 언급과 접근이 바로 우리 당의 꼰대 이미지를 강화시킨다"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은 "위 발언은 두 가지 문제점이 있다"면서 "아름다운 운운으로 여성을 외모로 재단한 것, 여성을 정치적 능력과 관계없이 이미지로만 재단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나 전 의원은 "'잘생긴 남자 정치인'이란 언급은 우리가 찾기 어려운데, 유독 여성정치인에게만 이를 붙이는 것이 바로 특정 성별에 대한 폄훼로 이어지는 것"이라며 "본인은 배우자 입당 권유를 설명하면서 나쁜 의도가 아닐 수 있지만, 결국 국민에게는 그리 읽힌다. 사과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이 작가는 배 의원의 페이스북 글에 댓글을 달아 "부적절하게 들리셨다면 제가 사과드리겠다"며 "그리고 지적해주신 말씀, 달게 받겠습니다. 감사하다"라고 적었다.
이같은 상황이 알려지자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은 강연 후 기자들과 만나 '첫 강연을 한 이 작가 발언이 문제가 되고 있다'는 질문에 "저는 우리 당의 부족한 이미지를 다소 보충해주라는 뜻으로 들었다"면서 "그런데 앞뒤 자세히 보니까 오해할 만하고 적절하지 않은 부분도 없지 않은 것 같아서 유감"이라고 해명했다.
결국 이 작가는 논란이 계속되자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아무튼 나는 하고 싶은 말 마음껏 하고 살 것"이라며 "한국 사회에서 눈치를 보느라 침묵하고 살았더니 결국 찾아온 것은 문재인 정권"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 말이 항상 옳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마음껏 말하면서 살겠다"며 "나는 성직자도 공직자도 정치인도 아닌 작가니까"라고 적었다.
그는 또한 나경원 의원의 글에 "의원님도 젊고 아름다운 이미지를 가졌다는 제 발언에 불쾌함을 느끼셨다면 사과드리겠다"면서도 "하지만 꼰대 당 이미지를 만들고 강화시켜 온 사람이 저일까요? 의원님일까요?"라고 말했다.
그는 "그리고 저는 잘생기거나 근육질인 남성 정치인이 있다면, 잘생겼다, 멋진 몸을 가졌다고 칭찬할 것"이라며 "참고로 저는 한동훈 장관은 외모적으로 참 깔끔하고 멋지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작가는 "저는 연찬회에서 교육 개혁, 문화 프로젝트, 북한 인권 등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 했다"면서 "큰 정치인인 의원님께서 이런 주제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이, 젊고 아름다운 이미지라는 발언 하나를 붙들고 이렇게 반응하시는 모습은 실망스럽다"고 말했다.임재섭기자 yjs@dt.co.kr
'차유람 당구선수 남편' 이지성 작가가 25일 충남 천안시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2022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대체되지 않는 정당을 만드는 법'이란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