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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태의 글로벌 톡] 中-日 미묘한 `광복절 경축사`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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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태의 글로벌 톡] 中-日 미묘한 `광복절 경축사` 신경전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77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제77주년 광복절 경축사에 대한 일본과 중국의 반응에서 미묘한 온도차가 느껴지고 있다. 17일 일본 주요 미디어는 윤 대통령이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강조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중국은 견제하는 분위기였다.

◇일본 미디어 "환영하지만, 지지율 마음에 걸려"

먼저 일본 최대 일간지 요미우리신문은 16일 논평에서 "역사 문제를 고집한 전(前) 정권의 대일(對日) 정책을 전환해 미래지향을 토대로 한 관계 개선을 내세웠다"며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면서도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취임 석 달 만에 25%가 되는 등 급락한 것이 마음에 걸린다고 했다.

이 신문은 이날 지면에 실은 "대일(對日) 개선의 실행력이 질문을 받고 있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외교 안보 정책의 추진에는 내정의 안정이 없어서는 안 된다"면서 윤 대통령의 지도력이 앞으로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요미우리는 "한국 정부는 우선 현금화(일본 기업 자산의 강제 매각) 절차 동결을 위해 움직일 필요가 있다"면서 한일 관계의 중요성을 국민들에게 호소하고 원고(강제 노역 피해자) 측을 설득하기를 바란다고 의견을 밝혔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윤 대통령의 광복절 축사에서 "일본에 역사 문제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고 압박했던 역대 정권과는 다르다는 인상을 받았다"면서 한국 정부가 "대일 관계를 개선할 구체적인 대책을 신속하게 제시하도록 노력을 다하기를 바란다"는 사설을 내놨다. 다만 이 신문은 "강제 노역 피해자 소송 문제를 해결할 구체적인 방안의 방향성을 제시하지 않은 것은 유감스럽다"고 했다. 또한 신문은 윤 대통령의 "지지율 급락도 맞물리면서 의견 집약이 난항을 겪는 국내 사정이 앞길을 가로막고 있다"고 분석했다.

닛케이는 "윤 대통령은 연설(경축사)에서 말한 대로 실행에 나서면 좋겠다. 지도력을 발휘해 원고를 포함한 전 국민과 진지하게 마주하는 것 외에는 없으며, 일본도 한국에서의 정권 교체라는 좋은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마이니치신문은 윤 대통령이 일본과의 관계를 개선하려는 강한 의욕을 거듭 표명했지만 "정권 지지율이 낮게 유지되는 가운데 현안이 징용공(강제노역 피해자) 문제에 관해 구체적인 해결안 언급을 피하는 등 '안전 운전' 자세가 두드러졌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갤럽이 12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25%였다고 소개하면서 "국민을 자극하기 쉬운 역사 문제에서 깊이 들어가 국민의 반발을 더욱 초래하는 위험을 피하고 싶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 같다"고 해석했다.

◇견제구 날린 중국 언론

반면 중국 관영언론은 윤 대통령의 '한일 화해' 메시지에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중국을 견제하는 한미일 공조 강화로 귀결될 가능성을 경계했다. 중국이 미국, 일본과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에서 한일 관계를 개선하려는 윤 대통령 행보에 견제구를 날린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계열 환구시보는 16일 '일본의 침략 역사를 거론하지 않은 윤 대통령 광복절 연설이 일본에 영합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온라인판에 실었다.

서울 주재 특파원이 작성한 이 기사에서 환구시보는 윤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가 한일관계 개선 필요성을 거론하면서 일본의 침략 역사와 강제징용, 위안부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신문은 윤 대통령이 일본의 사죄를 요구하지 않은 점, 위안부 및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점 등을 지적한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 한국 광복회 회장, 일제강제동원 시민연합 등의 입장 표명 내용을 전했다.

환구시보는 직접적인 논평은 자제했지만, 연설에 대한 일제 식민지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집중적으로 소개하며 윤 대통령 연설에 대한 비판적 시선을 드러냈다.

또 환구시보 총편집장 출신인 대표적 관변 언론인 후시진 씨는 15일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중국인들은 당연히 군국주의 일본이 저지른 죄를 용서할 수 없다"며 "우리는 한국 및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함께 일본의 역사에 대한 태도를 계속 추궁해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을 엄중히 막을 것"이라고 적었다. 그는 또 한중이 일본 군국주의 진영을 성토하는 공동의 노력을 해서 미국 정부가 일본의 역사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내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정부 때 강제징용 배상 판결 등을 둘러싸고 한일 갈등이 심화함에 따라 한미일 3각 공조에도 한계가 있었던 것과 달리 윤석열 정부 임기 중 한일이 접근함으로써 한미일 공조가 강화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시각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미국은 "尹정부와 긴밀 조율"

미국 국무부는 윤대통령의 북한에 대한 담대한 구상에 주목했다.

윤 대통령은 15일 경축사에서 "북한이 핵 개발을 중단하고 실질적인 비핵화로 전환한다면 그 단계에 맞춰 북한의 경제와 민생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담대한 구상을 제안한다"고 밝힌 바 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북한 비핵화를 위해 윤석열 정부와 긴밀히 조율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하며 북한과의 외교적 해법 모색을 위한 한국의 노력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윤 대통령이 일본을 세계 자유를 위협하는 도전에 함께 맞설 이웃으로 평가하고 1998년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인 '김대중-오부치 선언' 계승을 천명하며 한일 관계 개선 의지를 드러낸 것에 대해 "우리는 평양과의 진지하고 지속적 외교를 위한 길을 열어둔 한국의 목표를 강력히 지지한다"고 밝혔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또 "미국이 한국, 동맹, 파트너 국가와 공유하는 목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면서 "이 목표를 위해 윤석열 정부와 계속 긴밀히 조율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 일환으로 미국과 한국, 일본의 굳건하고 효과적인 3자관계가 중요하다"며 3국 협력을 강조했다.

또 한미일 관계에 대해 "여러 방식으로 인도태평양을 초월하는 3자 관계"라고 언급하며 인도태평양 지역을 넘어 글로벌 현안에서 3국 협력 필요성을 재차 부각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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