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지도부 봉사활동 의미 잃어
우상호 "있을 수 없는 일" 비판
우상호 "있을 수 없는 일" 비판
"솔직히 비 좀 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수해봉사 현장에서 던졌던 한 마디다. 이 막말로 국민의힘 지도부가 수해지역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민심을 잡으려는 노력은 수포로 돌아갔다.
국민의힘 현역의원 40여명은 이날 오전 폭우로 수해를 입은 서울 동작구 사당동을 찾아 자원봉사에 나섰다.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와 차기 당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안철수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이 총 출동했다. 주 위원장이 비대위원장으로 임명된 뒤 첫 공개 일정이었다.
그러나 갑자기 김 의원의 "솔직히 비 좀 왔으면 좋겠다"는 말이 튀어나왔다. 이 발언은 고스란히 취재진의 촬영 영상에 담겼다. 옆에서 김 의원의 말은 들은 임이자 의원은 그의 팔을 때리며 촬영 중인 방송 카메라를 가리켰다. 김 의원 바로 옆에 있던 권 원내대표는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다.
결국 김 의원의 부적절한 발언은 논란을 일으켰다. 실제 희생자도 종전보다 늘어난 상황이라 파장은 커졌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이번 집중호우로 인한 인명피해는 사망 11명(서울 6명·경기 3명·강원 2명), 실종 8명(서울 3명·경기 3명·강원 2명)이다.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은 사당동 현장에서 주민들이 다니는 골목을 가로막는 실수를 저지르기도 했다. 주민들은 지도부에 "지금 여기서 길을 막고 뭐하는 거냐"며 "짐을 실은 차가 못 들어오고 있다"고 항의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있을 수 없는 망발"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수해로 피해를 입고 생명을 잃으신 분들도 많은데 집권당 의원이 이런 말을 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며 "더구나 김 의원 옆에 있던 권 원내대표가 그걸 꾸짖지도 않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김 의원에게 납득할 만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지도부도 크게 반성하지 않는 모양새다. 주 비대위원장은 이날 취재진의 관련 질문에 "각별히 조심하라고 주의를 줬는데도 (김 의원이 그런 발언을 했다)"라면서도 "김 의원이 평소에도 장난기가 있다"고 두둔했다.
이어 "언론이 큰 줄기를 봐달라"며 "작은 거 하나하나 갖고 큰 뜻을 그거(왜곡) 하지 말고"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기자들에게 입장문을 보냈다. 그는 "엄중한 시기에 경솔하고 사려 깊지 못했다"며 "깊이 반성하며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남은 시간 진심을 다해 수해 복구 활동에 임할 것이며, 수해로 피해를 입으신 분들께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했다.
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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