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러한 내용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업무보고 했다. 윤 대통령은 "식량자급률을 50% 이상 확보하고, 국제 공급망을 구축해야 한다"며 "집중호우가 농산물 수급불안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농업분야 피해도 신속하게 복구해달라"고 당부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990년 70.3%였던 식량자급률은 재작년 들어 45.8%까지 떨어졌다. 쌀(92.8%)은 비교적 자급률이 높지만, 밀(0.8%)이나 콩(30.4%) 등은 대부분 외국산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정 장관은 앞선 사전브리핑에서 "그간 식량문제를 심각하게 여기지 않았는데, (최근) 세계적인 현상이 됐다"며 "45.8%까지 떨어진 식량자급률을 윤석열 정부에서 상향 유턴 시키겠다"고 설명했다.
이에농식품부는 2027년까지 수입 밀가루의 10%를 이모작이 가능한 '분질미'로 대체할 방침이다. 분질미는 가공용으로 개발된 쌀로, 전분 구조가 밀과 유사해 일반 쌀보다 밀가루를 대체하는 데 유리하다. 분질미 전문 생산단지는 2026년까지 4만2000헥타르(㏊)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밀과 콩의 생산기반과 직불금 지원을 확대하고, 쌀을 포함한 공공비축도 강화한다. 유통시설인 해외 곡물엘리베이터를 확보해 공급망도 확충한다.
농식품부는 고령자와 소농 중심의 농업구조도 젊은층 중심으로 전환시킬 계획이다. '40세 미만'의 청년농(경영주)은 재작년 기준으로 1만2426만가구였다. 2020년 9만 가구를 훌쩍 넘어섰던 것에 비하면 9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든 수치다. 정 장관은 "청년농들은 열정도, 눈높이도, 머리도 다 가졌지만, 돈이 없다. 가진 것은 아이디어와 열정뿐"이라며 "청년농 대다수는 부모가 가진 기반을 물려받는다"고 짚었다.
농식품부는 교육·농지·자금·주거 등 분산된 지원사업을 통합해 2027년까지 청년농을 3만가구로 늘릴 생각이다. 특히 청년농의 스마트팜 창업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지방자치단체와 농어촌공사가 보유한 농지에 스마트팜을 설치하고, 최대 30년간 임대해주는 방안을 추진한다. 스마트팜을 1000평 구축하는 데 많게는 10억원 이상 소요된다는 점에서 청년농의 창업 부담을 덜겠다는 구상이다. 생산시설뿐 아니라 유통 과정에 필요한 산지유통센터(APC) 400여곳 중 50곳은 선별·포장을 자동화한 '스마트 APC'로 재구축한다.
농식품부는 흐트러진 농촌 구획을 도시처럼 정비하는 '농촌공간계획' 제도도 도입한다. 지역내 특정 구역에 축사 등 산업시설이나 주거에 필요한 공간을 기능별로 모을 수 있도록 하는 개념이다. 정 장관은 "도시는 용도지역을 명확히 구분해 놨지만, 농촌은 제한 없이 개발이 이뤄져왔다"며 "농촌공간계획법을 곧 발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야 합의로 바로 통과가 될 것으로 보여 연내 시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동준기자 blaams@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