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짚어봅시다] 천재지변이냐 부실대응이냐… 거세지는 수해 원인 책임 공방

서울시 "집중호우 한계치 넘었다"
정부·지자체 안일한 대응 도마위
박원순 前시장 예산 삭감도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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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을 중심으로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대규모의 인명피해와 재산피해 등이 발생하자 수해 원인을 두고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이번 수해가 천재지변인가, 인재인가부터 시작해 서울시 등 지자체 행정의 잘못인지, 정부의 부실대응이 문제인지 등 도마에 오르고 있다.

◇폭우, 이상기후인가= 서울시는 이번 침수피해의 원인으로 천재지변에 가까운 '폭우량'을 지목했다. 지난 10년간 꾸준히 치수 시설을 확충했지만 시간당 116mm, 거의 200년만에 가장 많은 집중호우가 좁은 지역을 때리면서 한계치를 넘어섰다는 것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자신이 재임했던 지난 2011년 7월 우면산 사태 때 강남구에 시간당 최대 72mm, 서초구에 86mm의 비가 각각 쏟아져 강남역과 양재역 일대가 허리 높이까지 물이 차는 수해가 발생하자 '시간당 100mm의 집중호우를 견딜 수 있는 수해 안전망을 구축'을 제안하면서 10년간 5조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런데 오 시장이 '무상급식 도입 주민 투표'로 인해 시장직에서 물러나게 됐고 바톤을 이어받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치수사업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면서 계획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 결국 당초 계획보다 훨씬 적은 총 3조 6792억원만 투입, 시간당 85mm의 강수량을 견딜 수 있게 증설하는데 그쳤다. 오 시장의 원래 계획대로 시간당 100mm 폭우를 감당할 수 있는 시설이 들어섰다 하더라도 이번 수해 자체는 피할 수 없었겠지만 상당한 규모의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는 게 현 서울시의 주장이다.

◇예보에도 속수무책, 인재인가= 그러나 폭우 피해를 정부와 지자체, 정치인들이 위기대응 소홀로 인한 인재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기상청이 지난 8일 낮 12시 50분에 이미 서울 동남·서남권을 호우주의보 지역에서 호우경보 지역(3시간 강우량이 90㎜ 또는 12시간 강우량이 180㎜를 넘을 것으로 예상)으로 격상, 사고에 주의할 것을 당부했으나, 정부 측이 안일하게 대응했다는 것이다. 오 시장은 8일 정상 퇴근했다가 비 피해 소식이 알려진 오후 9시 55분을 전후해 시청으로 긴급 복귀했는데, 이때는 이미 도림천 범람(오후 9시 26분)으로 대피 공지가 내려진 뒤였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도 서울·인천 등 수도권 지역이 아닌 세종시에 있는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서 상황점검 회의를 주재해 현장에 없었고, 다음날인 9일에는 윤 대통령의 출근길이 막혀 자택에서 전화 업무지시를 하는 상황까지 나왔다. 인천은 유정복 시장이 8일부터 휴가에 들어갔다가 9일 복귀했다.

반면 박 전 시장의 책임론이 불거지기도 했다. 박 전 시장의 임기 중이던 2019년(6168억원)을 기점으로 치수 관련 예산이 꾸준히 줄이면서 수해 피해에 영향을 줬다는 주장이다.

서울시의 2022년 예산서를 보면 서울시는 수방 및 치수 분야에 2021년(5099억원) 대비 896억 원을 감액한 4202억 원을 배정했다. 치수 및 하천관리가 1517억 원에서 1088억 원으로 429억 원, 하수시설 관리가 3581억 원에서 3114억 원으로 467억 원씩 각각 감소했다.

특히 시간당 100mm의 폭우를 처리할 수 있는 신월 빗물저류배수시설이 있는 양천 지역의 침수피해가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박 전 시장이 강남 지역에 대규모빗물저류배수시설을 짓지 않아 대규모 침수피해가 생겼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오 시장이 7개 상습 침수지역에 빗물 터널을 짓겠다고 한 계획 중 박 전 시장이 양천구 신월동의 '대심도 터널'만 받아들였고, 그것이 이번 폭우에서 수해 차이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임재섭기자 yjs@

[짚어봅시다] 천재지변이냐 부실대응이냐… 거세지는 수해 원인 책임 공방
지난 9일 이기재 양천구청장(가운데)이 한화진 환경부 장관(왼쪽)과 함께 신월빗물저류배수시설을 방문해 현장 점검하고 있다. 양천구 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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