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發 환율전쟁… 亞신흥국 외환보유액 `뚝뚝`

한국·인도·태국 올해 150.4조 ↓
보유외환 풀어 통화가치 방어
韓외환보유액, IMF 권고 못미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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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달러發 환율전쟁… 亞신흥국 외환보유액 `뚝뚝`


미국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으로 달러 가치가 급상승한 가운데 아시아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외환보유액을 활용한 자국 통화 가치(환율) 방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4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한국과 인도, 태국 등 아시아 3개국의 외환보유액은 올들어 약 1150억달러(약 150조4000억원) 줄어들었다. 감소분 가운데는 무역적자로 인한 것도 있지만 적지 않은 규모는 자국 통화 가치 방어에 사용됐다는 것이다. 중앙은행이 외환보유액(달러)을 시중에 매각하면 달러 공급 확대로 달러 가치는 하락하고, 자국 통화 가치는 상승하게 된다.

아시아 신흥국들이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에 보조를 맞춰 적극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리기보다는 외환보유액를 이용해 환율을 방어하고 있으며, 비교적 완만한 금리 인상을 통해 경기침체 없이 물가가 잡히기를 기대하고 있다는 게 블룸버그 설명이다.

기준금리를 올리면 시중 금리도 상승해 고금리 상품을 겨냥한 외국 자본의 투자가 늘어나게 된다(달러 유입). 이렇게 되면 자국 통화 가치는 상승(환율 하락)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7월말 기준 4386억1000만달러로 전월말보다 3억3000만달러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대비로는 245억1000만달러가 줄어든 상태다.

한국은 지난해 8월부터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며 글로벌 인플레이션 등에 선제적으로 대응했지만 올해 미국이 기록적인 고물가에 기준금리를 총 2.25%포인트 올리는 등 대폭 인상에 나서면서 한·미간 기준금리가 역전된 상태다. 달러 강세가 이어지자 원화 가치는 연초 대비 9% 넘게 떨어져 2009년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0.2원 내린 달러당 1310.1원에 거래를 마쳤다.

인도의 외환보유액은 올들어 약 620억달러(약 81조원) 감소했다. 인도는 기준금리를 지난 2월부터 지금까지 0.9%포인트 올렸다. 조만간 0.5%포인트 추가 인상할 전망이 나오지만 여전히 미국의 금리 인상 폭 2.25%포인트보다는 작다.

태국은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올들어 외환보유액이 280억달러(약 36조6000억원) 줄었다. 달러와 비교한 인도 루피화, 태국 바트화 가치는 각각 연초 대비 6%, 9%대 떨어졌다.

필리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다른 아시아 신흥국의 외환보유액도 올들어 감소 추세다. 중국 또한 올들어 외환보유액이 1790억달러(약 234조1000억원) 줄었다. 다만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둔화를 우려해 기준금리에 해당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내렸다는 점에서 타국과는 상황이 다르다.

싱가포르 소재 메이뱅크의 추아 학 빈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저금리 시대에 많은 아시아 중앙은행들이 외환보유액을 늘렸다"면서 "이제 환율 안정을 위해 이를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무라의 인도·아시아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 소날 바르마는 "금리 인상이 항상 통화 가치 방어에 효과 있는 것은 아니다"며 "그래서 중앙은행들이 통화 가치 하락을 일부 용인하면서 외환보유액를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우리나라 외환보유액 규모는 6월말 기준 세계 9위로, 5월 말에 이어 같은 순위를 유지했다. 세계 1위인 중국이 3조713억달러로 가장 많고 인도는 5892억달러, 세계 4위다. 태국은 2222억달러다. 하지만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여전히 IMF(국제통화기금) 권고 수준에 못미친다. IMF는 연간 수출액의 5%, 시중 통화량의 5%, 1년내 갚아야 하는 유동외채의 30%, 외국환 증권 및 기타 투자금 잔액의 15% 등을 합한 규모의 100~150% 수준을 적정 외환보유액이라고 본다.

이 기준으로 따질때 7월 외환보유액은 IMF가 정한 기준의 100% 수준이다.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통계가 작성된 2000년 이후 매년 100%를 넘었지만 2020년 98.97%, 지난해 98.94%를 나타내고 있다.

문혜현기자 moone@dt.co.kr

강달러發 환율전쟁… 亞신흥국 외환보유액 `뚝뚝`
달러 강세에 아시아 신흥국은 외환보유고를 통해 환율 방어에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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