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재·인건비 등 치솟자 부담
검토단계서 잇따라 입찰 포기
공사비는 6824억으로 책정
건설업계 "10% 이상 올려야"
검토단계서 잇따라 입찰 포기
공사비는 6824억으로 책정
건설업계 "10% 이상 올려야"
<사진=경남도청>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입찰을 검토하던 3개 건설사 중 2개 건설사에서 입찰을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입찰에 1개 건설사가 단독 입찰하거나 아무도 입찰하지 않을 경우 유찰로 인해 사업이 지연된다.
지난 5월 현대건설이 원자재값 급등, 인건비 상승 등으로 사업을 진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입찰을 포기한 데 이어 최근 롯데건설도 같은 이유로 사업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입찰까지 시간이 남아 여전히 검토 중인 사안으로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고 말을 아꼈지만, 업계에서는 이미 롯데건설이 입찰을 포기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엔지니어링 업계 관계자는 "롯데건설이 이번 사업의 기본설계를 담당한 엔지니어링업체와 함께 사업을 준비해 수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됐지만 최근 공사비를 맞추지 못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남해~여수 해저터널 사업은 경상남도 남해군과 전라남도 여수시를 잇는 총 7.31㎞ 도로를 신설하는 프로젝트다. 공사비 약 6824억원이 투입되며, 전체 구간의 절반 이상인 4.2㎞가 해저터널 구간으로 설계돼 공사 난도가 높은 사업이다.
당장 이달 중 발주와 다음달 입찰이 예정된 상황에서 건설사들이 사업 포기를 결정하면서 영·호남 지역 숙원사업의 지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사업 규모와 영호남을 연결하는 상징성, 해저터널 레퍼런스 확보 등으로 연초 사업 발주가 예정됐을 때부터 대형 건설사들이 관심을 가졌다. 하지만 건설사들이 사업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공사비 부족을 이유로 손을 들고 있다.
건설업계는 1~2년 전과 비교해 자재비와 인건비 등이 크게 오른 만큼 사업비를 10% 이상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발주기관은 기획재정부 등과 사업비 협의를 끝내고 연초 예산이 확정된 만큼 증액이 어렵다는 의견을 고수하고 있다.
철도 관련 사업을 발주하는 국가철도공단이 지난달 올해 발주하는 4개 사업에 대해 공사비를 상향 조정한 것과 달리 도로 사업에서는 아직 사업비를 현실화한 사례가 없다.
이번 사업을 검토했던 한 설계사는 "남해~여수 해저터널 사업은 추정 공사비만 8000억원에 달한다"며 "보령, 김포 등 다른 해저터널 사업과 비교해도 이번 사업의 공사비는 너무 낮게 책정됐다"고 말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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