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혈경쟁 피하자"… 정비사업 수주전 대신 나눠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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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전국 대부분의 도시 정비사업장에서 건설사 경쟁입찰이 사라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지방 재개발 현장에서도 경쟁 구도가 형성됐지만 올해는 서울 주요 현장에서도 수의계약이 이어지는 추세다.

2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과 GS건설, 롯데건설 등 대형 건설사가 입찰하는 정비사업 계약에선 대부분 수의계약이 체결됐다.

국토교통부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은 정비사업 시공사 선정 시 한 곳의 건설사만 입찰하면 유찰되고, 유찰이 2회 이상 반복되면 입찰한 건설사와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히 현대건설은 올 상반기 총 10개 사업장에서 약 7조원 가량의 정비 물량을 수주하며 자사 최고 기록을 갱신했는데, 이 중 경쟁 구도가 형성된 현장은 한 곳도 없었다. 현대건설은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를 앞세워 대전 유성 장대B구역 재개발과 광주 서구 광천동 재개발 사업, 서울 용산 이촌강촌 리모델링 등 정비사업 대어를 경쟁 없이 따냈다.

GS건설도 상반기 정비사업 최대어로 평가받은 용산구 한강맨션 재건축을 단독 입찰로 따낸 데 이어 영등포구 신길 13구역 재건축, 부산 구서 5구역 재건축을 연이어 수주했다. 은평구 불광5구역에선 경쟁입찰 형태가 갖춰지긴 했지만 경쟁사의 입찰은 들러리 성격이 강했다.

롯데건설도 수의계약을 통해 자사 정비사업 수주 기록을 새로 쓰고 있다. 롯데건설은 서울에서만 2조원 대의 정비 물량을 수주했는데, 이 중 관악구 봉천1-1구역 재개발을 제외한 모든 현장에서 수의계약이 이뤄졌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인플레이션 심화·부동산 경기 불안이 이어지다 보니 출혈 경쟁은 피하고, 미리 정리해 입찰하는 '나눠먹기'식 분위기가 업계 곳곳으로 확산된 것 같다"며 "이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건설사 간 경쟁이 줄어들면서 정비사업 조합원들은 아쉬움을 표시하고 있다. 건설사 간 경쟁이 펼쳐지지 않을 경우 조합원들은 시공사로부터 좋은 조건을 제안받을 수 없게 된다.

수도권의 한 정비조합 관계자는 "지난해와 달라진 시장 분위기에 시공사 선정 일정을 늦춰야 한다는 이야기도 조합 내에선 나오고 있다"며 "건설사의 경쟁 입찰이 적어져 아쉬움이 크다"고 전했다.

박순원기자 ssun@dt.co.kr

"출혈경쟁 피하자"… 정비사업 수주전 대신 나눠먹기
서울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 모습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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