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수도 나이로비에서 지난 1년간 매일 15명이 넘는 여성이 성폭행을 당했다는 발표가 나와 현지 사회를 충격에 빠뜨렸다.
13일(현지시간) 현지 일간지 데일리 네이션에 따르면 나이로비 행정서비스(NMS)는 지난 1년 동안 5589명의 여성이 성폭행을 당했고, 그중 52명이 후천성 면역결핍 바이러스(HIV)에 감염됐다고 밝혔다.
또 성폭행 당한 여성 중 104명은 임신했다.
NMS는 그보다 앞선 2020년 1월부터 6월까지 6개월간 나이로비에서 성폭행을 당한 여성의 숫자는 129건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머시 므왕강기 케냐 질병관리본부장은 "지난해 3월 중순부터 12개월 동안 나이로비에선 최소 5000 건의 강간 사건이 보고됐고, 피해자 중 상당수가 18세 미만의 소녀"라고 말했다.
케냐에선 2020년 3월 이후 코로나19 확산으로 학교가 문을 닫고, 지역 사회가 단절되면서 단속 경찰, 이웃 등에 의한 성폭행, 가정폭력 사건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NMS의 오우마 올루가 국장은 "우리는 336명의 (성폭행) 가해자를 확인했고, (피해자를 대상으로) 예방 치료를 위해 2974명을 등록했다"고 말했다.
인권 변호사인 스테파니 무쇼는 "케냐가 십대 임신 위기에 직면해 있다"면서 지난 두 달 동안 4만5700명의 소녀가 임신한 것으로 보고됐다고 말했다.
이날 국가 에이즈통제위원회(NACC) 및 기타 단체가 주최한 행사에서 나이로비의 여성 대표 에스더 파사리스는 가톨릭을 비롯한 종교 지도자들에게 낙태 및 십 대를 위한 피임약에 대해 더 이해하고 수용적인 자세를 보일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수전 모차체 케냐 보건부 차관은 "낙태가 대다수 케냐인의 문화·종교적 의지와 신념을 반영하지 않는다"며 "아직 부모의 보호를 받는 18세 미만의 소녀들에게 국가가 어떻게 피임약을 줄 수 있냐"고 반문했다.
케냐에선 지난 2007년 말 대선이 끝난 뒤 개표부정 시비로 유혈사태가 벌어져 1100명 이상이 사망한 가운데 최소 3000명의 여성이 성폭행을 당한 아픈 상처가 고스란히 남아있다. 김대성기자 kdsung@dt.co.kr
지난 2020년 11월 6일(현지시간) 케냐 수도 나이로비의 중심가 거리에서 여성들이 길거리 상인 앞에 모여 있다. ※기사의 특정 내용과 직접적인 관계없음.
13일(현지시간) 현지 일간지 데일리 네이션에 따르면 나이로비 행정서비스(NMS)는 지난 1년 동안 5589명의 여성이 성폭행을 당했고, 그중 52명이 후천성 면역결핍 바이러스(HIV)에 감염됐다고 밝혔다.
또 성폭행 당한 여성 중 104명은 임신했다.
NMS는 그보다 앞선 2020년 1월부터 6월까지 6개월간 나이로비에서 성폭행을 당한 여성의 숫자는 129건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머시 므왕강기 케냐 질병관리본부장은 "지난해 3월 중순부터 12개월 동안 나이로비에선 최소 5000 건의 강간 사건이 보고됐고, 피해자 중 상당수가 18세 미만의 소녀"라고 말했다.
케냐에선 2020년 3월 이후 코로나19 확산으로 학교가 문을 닫고, 지역 사회가 단절되면서 단속 경찰, 이웃 등에 의한 성폭행, 가정폭력 사건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NMS의 오우마 올루가 국장은 "우리는 336명의 (성폭행) 가해자를 확인했고, (피해자를 대상으로) 예방 치료를 위해 2974명을 등록했다"고 말했다.
인권 변호사인 스테파니 무쇼는 "케냐가 십대 임신 위기에 직면해 있다"면서 지난 두 달 동안 4만5700명의 소녀가 임신한 것으로 보고됐다고 말했다.
이날 국가 에이즈통제위원회(NACC) 및 기타 단체가 주최한 행사에서 나이로비의 여성 대표 에스더 파사리스는 가톨릭을 비롯한 종교 지도자들에게 낙태 및 십 대를 위한 피임약에 대해 더 이해하고 수용적인 자세를 보일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수전 모차체 케냐 보건부 차관은 "낙태가 대다수 케냐인의 문화·종교적 의지와 신념을 반영하지 않는다"며 "아직 부모의 보호를 받는 18세 미만의 소녀들에게 국가가 어떻게 피임약을 줄 수 있냐"고 반문했다.
케냐에선 지난 2007년 말 대선이 끝난 뒤 개표부정 시비로 유혈사태가 벌어져 1100명 이상이 사망한 가운데 최소 3000명의 여성이 성폭행을 당한 아픈 상처가 고스란히 남아있다. 김대성기자 kdsu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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