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공급난에 정부 데이터센터도 타격

관리원, 내달까지 2000억대 입찰
일부 장비 '최대 1년' 지나야 수령
IT업계 "가격·납품기한 못 맞춰"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인플레·공급난에 정부 데이터센터도 타격


인플레이션과 반도체 공급난이 국가 운영의 심장부 역할을 하는 정부 전산센터까지 덮쳤다. 최근 환율이 1300원까지 치솟으면서 수입품이 대부분인 IT장비 가격이 급등한 데다 공급망 문제로 인해 일부 장비는 주문 후 6개월에서 1년이 지나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 예산은 한번 수립되면 조정이 힘든 데다 올해 사업발주까지 늦어지면서 사업 차질이 우려된다.

11일 IT업계와 관련기관에 따르면 행정안전부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은 이달부터 다음달까지 총 2000억원 규모의 국가 통합전산센터 2022년 IT 하드웨어·SW(소프트웨어) 도입사업 입찰을 진행한다.

관리원은 대전과 광주에 전산센터에 두고 기재부, 행안부, 국세청 등 46개 전체 중앙부처의 IT시스템을 운용한다. 기획예산, 홈택스, 전자통관, 나라장터, 우체국금융 등 1265개 국가 업무시스템과 대국민 서비스가 이를 바탕으로 이뤄진다. 관리원은 매년 노후 장비를 교체하고 신규 도입하기 위해 서버·스토리지·네트워크 등 IT자원을 한꺼번에 도입한다. 올해 사업은 작년보다 약 733억원 늘어난 1936억원으로, 역대 최고 규모다. 기재부, 행안부, 국토부 등 41개 기관, 202개 업무에 필요한 하드웨어 1392대와 SW 1323식을 일괄 도입할 예정이다.

관리원은 최근 7개 사업, 총 1646억원 규모의 하드웨어 사업을 발주한 데 이어 조만간 32개 SW를 도입하는 290억원 규모 입찰도 진행할 예정이다. 쌍용정보통신, 세림티에스지, 대신정보통신, LG히다찌 등이 사업 참여를 준비하고 있다.

문제는 최근 물가 급등과 환율 상승으로 대부분의 IT 장비 가격이 상승했다는 것이다. 대부분 미국에 본사를 둔 IT 하드웨어 기업들은 사업 참여를 준비하는 SI(시스템통합) 기업들에 작년보다 30~50%까지 높은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리원은 최근 진행한 사업설명회에서 높아진 제품 가격을 일정 부분 반영했다고 밝혔지만 기업들은 체감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관리원은 구체적으로 어떤 품목을 얼마나 올렸는지는 제시하지 않았다.

SI업계 한 관계자는 "관리원 측은 시중 가격을 반영했다고 하는데 아닌 것으로 보인다. 3~4월 사업계획을 확정했는데 당시와 지금 환율만 비교해도 10%는 올랐다"면서 "IT 하드웨어 기업들은 작년보다 30~50%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데 현재 예산으로는 맞추기 힘든 수준"이라고 밝혔다.

IT 하드웨어 기업 한 관계자는 "SI기업에 작년보다 30% 정도 높은 가격을 제시했다. 환율과 원가가 급상승하다 보니 가격협상 여지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IT 하드웨어 기업들과 SI기업들은 보통 입찰마감을 앞두고 수차례 협상을 하면서 가격을 조정하는데 올해는 난항이 예상된다. SI기업들은 경직된 정부 IT예산과 덩치 큰 글로벌 IT기업들 사이에서 자칫 SI업체에 부담이 집중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12월로 못박힌 제품 공급기한도 문제다. 서버·스토리지·네트워크장비 등 대부분의 IT 하드웨어가 공급지연 상황이고, 일부 장비는 주문 후 공급까지 10개월 정도 걸린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이 예년보다 사업을 두달 가량 늦게 발주하면서 상황은 더 심각해졌다.

SI업계 관계자는 "가격도 문제지만 수급도 비상이다. 과거 두달이면 되던 장비 납품이 10개월까지 걸린다. 이달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더라도 계약에 시일이 걸리고, 계약 후 장비를 주문하면 일부 네트워크 장비는 연내 도입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상당수 장비는 올해를 넘겨 내년에나 설치가 가능해 일정을 맞추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IT장비 유통회사 한 관계자는 "작년에 주문한 장비를 아직 받지 못한 것도 많다. 특히 네트워크 장비와 GPU(그래픽처리장치) 서버, 일부 스토리지 공급지연이 심각하다"면서 "당장 장비를 주문해도 상당수는 내년 3월 전후 납품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다른 SI기업 관계자는 "작년까지는 3~4월 중 사업을 발주하고 5월에는 사업을 시작했는데 올해는 더 늦어졌다. 납품 지연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가장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