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KDI는 정권 나팔수 아냐"라는 홍장표, 그런 말 할 자격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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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7-06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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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장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이 "KDI는 정권의 나팔수가 아니다"라며 한덕수 총리를 비판했다. 6일 홍 원장은 '총리 말씀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생각이 다른 저의 의견에 총리께서 귀를 닫으시겠다면 제가 KDI 원장으로 더 이상 남아 있을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원장이 바뀐다고 해서 KDI와 국책연구기관들의 연구보고서가 달라지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연구기관의 자율성은 존중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총리께서 KDI와 국책연구기관이 정권의 입맛에 맞는 연구에만 몰두하고 정권의 나팔수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신다면 국민의 동의를 구해 법을 바꾸는 것이 순리"라고 했다. 홍 원장은 새 정부의 경제정책도 비판했다. 대기업 감세, 임금 억제 등을 담은 윤석열 정부의 민간주도성장 정책은 현재의 복합위기를 극복하기에는 미흡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한 총리는 취임 1개월 기념 기자단 만찬에서 홍 원장의 거취를 두고 "소득주도 성장 설계자가 KDI 원장으로 있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사퇴를 압박한 바 있다. 한 총리 말대로 홍 원장은 문재인 정부 초대 경제수석으로 '소주성'의 밑그림을 그리고 이를 주도한 인물이다. 하지만 '소주성'은 실패로 끝났다. 문 정부는 최저임금을 급격히 인상했고, 그 결과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이 줄도산하고 고용대란이 일어났다. 소득격차도 크게 벌어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런 '소주성'을 폐기하겠다고 공약해 대선에서 승리했다. 홍 원장 취임 이후 KDI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한다는 내부 지적도 나온 바 있다. '소주성' 입안자가 원장에 임명되면서 정부 정책에 쓴소리를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홍 원장은 지난해 5월 KDI 원장으로 임명됐다. 이를 놓고 정권 말 '알박기 인사'라는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런 전력의 홍 원장이 과연 "정권 나팔수" 운운할 자격이 있는지 되묻고 싶다. 실패한 정책의 설계자로 반성도 없이 남을 비난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 '내로남불' '몰염치'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런 말을 하기 전에 한 총리의 자진사퇴 요구에 대한 이유부터 먼저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가야 할 때를 모른다는 비아냥을 넘어서 이제는 뻔뻔하다는 소리까지 들을 텐가. 자신을 합리화하기 위해 후안무치(厚顔無恥)의 발언을 하려거든 직(職)부터 내려놓는 게 순리다. '소주성' 실패의 부끄러움을 알고 하루빨리 자리에서 물러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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