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경제는 비상인데 비상대책 안보인다

물가·금리 동시 상승 초유 사태
복합위기에도 대책은 구태의연
새 정책 없이 과거정책 나열만
"경기침체·은행부실 같이올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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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경제는 비상인데 비상대책 안보인다
6일 오전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윤석열 정부 출범 뒤 처음으로 열린 고위 당정 협의회에서 한덕수 국무총리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물가는 24년만에 가장 높은 6%대로 치솟고, 코스피지수는 6일 2300선이 깨졌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장중 1311.0원까지 오르며 13년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상반기 무역적자는 역대 최대인 103억달러를 기록했으며, 외환보유액은 지난달 94억 달러가 감소한 4382억8000만달러로 국제통화기금(IMF) 권고 수준 아래로 내려갔다. 물가가 상당 기간 고공 행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요도 급속히 위축, 고물가속 경기침체인 스태그플레이션 조짐이 뚜렷하다.

이처럼 복합위기가 성큼 현실화되고 있지만 정부의 대책은 구태의연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비상경제 민생회의'를 매주 가동하기로 했지만 미증유의 상황을 돌파하는 해법으로는 거리가 멀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초저금리와 정부의 돈풀기 정책으로 인해 자산시장에 큰 거품이 끼었지만 언제 어떻게 꺼질지는 누구도 예측하기 어려웠다"면서 "물가와 금리가 동시에 올라가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고 진단했다. 특히 지금처럼 전세계적으로 동시에 물가가 고공행진하는 것은 세계질서가 재편되는 과정에서 나타난 것으로, 과거에선 그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런 새로운 위기 상황에선 정부의 대응책도 달라져야 한다. 하지만 윤 정부의 대책은 과거 위기때와 판박이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 경제학)는 "지금까지 정부가 마땅한 대책을 내놓지 않고 계속 과거 정책들만 가져오고 있다"면서 "새로운 정책들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지난 13일 밝힌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은 혹평하자면 과거 정책들을 단순히 짬뽕한 수준에 불과하다. 1980년대 미국 레이건 행정부에서도 채택한 '규제완화'와 '감세'를 통해 경제를 활성화한다는 게 골자로, 위기 극복 대책에는 한참 못미친다.

1997년 외환위기때는 '노사정 합의'와 기업·공공·노동·금융 등 4대 분야의 강도높은 개혁을 통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한·미 통화스와프 계약 체결로 외환유동성을 확보하는 한편으로 4대강 사업 등을 통해 일자리를 늘려 헤쳐나왔다. 현재 상황도 외환위기처럼 노사정 합의나 4대 개혁 같은 근본적인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그러나 윤 정부는 개혁 시늉만 낼뿐 본질적인 문제 해결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국민들의 컨센서스도 얻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양준모 연세대 교수(경제학)는 "경기침체와 은행 부실화 등 위기가 한꺼번에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경각심을 가지고 헤쳐 나가야 하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명확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통해 국민들의 마음을 얻고 위기 극복에 앞장서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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