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희 한국연구재단 수석연구위원
![[포럼] ASML은 어떻게 `슈퍼을`이 되었나](http://contents.dt.co.kr/images/202207/2022070602102369660001[1].jpg "[포럼] ASML은 어떻게 `슈퍼을`이 되었나")
어떻게 하다 ASML은 '슈퍼 을'이 되었는지 궁금해 하는 분들을 위해 몇 가지 정리해 본다. ASML은 1984년 설립된 네덜란드의 다국적 기업으로 약 123개국에 2만4000여명의 직원이 있다. 우리나라에도 지사가 설치돼 있고 물류센터와 교육센터도 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필립스 전자회사와 반도체 제조장비 업체 ASM인터내셔널의 리소그래피(노광장비) 사업부가 합쳐져서 새로운 회사를 만든 것이다. 현재의 이름은 2001년부터 사용되고 있다.
ASML사의 성공 전략은 대략 다음과 같다. 첫째, 아웃소싱을 통한 장기적 신뢰관계 및 이윤의 극대화다. 아웃소싱을 통해 효율적 생산 방식과 품질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경영을 실행하고 있다. QLTC(Quality, Logistics, Technology, Cost) 관리 체계를 통해 공급업체의 생산시스템과 기술 전반에 대한 관리를 연간 단위로 하고 있다. 문제가 발견되면 ASML이 적극 개입해 개선한다.
둘째, 외부와의 교류 및 연구개발 투자를 통한 질 높은 제품을 개발한다. 개방된 혁신이 활성화된 네덜란드의 연구개발 방식과 마찬가지로 ASML사의 적극적인 외부와의 정보교류는 회사의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전략이다. ASML이 제작하는 노광장비는 전 세계에서 가장 정밀한 기계장비 중 하나로, 이 장비 하나를 생산하기 위해서 첨단기술을 보유한 부품 공급업체를 확보해야 하며, 비핵심 연구개발 활동은 공급업체에 아웃소싱하고 있다. 세계적인 첨단 업체들이 이러한 부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이 회사의 관련 기술은 전기전자 산업의 중심에서 새로운 코드를 만들어내고 반도체 생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복잡한 문제에 대한 혁신적인 해결책을 제공하고 있다.
셋째, 경기침체에 유연한 대응정책이다. 각 공급업체별로 전체 공급량의 33% 이상을 ASML에 공급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이는 반도체산업 특성상 경기변화에 따른 심한 변동성을 고려해 경기침체기에 공급업체까지 릴레이식 도산을 겪지 않도록 하는 공존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넷째, 끊임없는 혁신과 연구개발이다. 매출의 10%를 연구개발에 투자(이중 50%는 공급업체에 지원)하며, 연구개발비 확보를 위한 부품 단가의 최대치를 책정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기술개발 선점으로 시장점유율 1위(정밀기계, 광학, 계측학 등 세계 최고 기술) 확보 및 반도체 장비 최고 매출액을 달성하고 있다. 소자 미세화를 향한 경쟁에서 경쟁사를 모두 제쳐 거의 100%에 달하는 시장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다섯째, 고객사가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객이 원하는 솔루션을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광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EUV 연구개발에 있어서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TSMC, 인텔로부터도 투자를 받은 적도 있다. 노광장비는 복잡한 장비이므로 고객사의 기술자가 관리하기 어렵기 때문에 기계 판매 시 계약제 서비스 프로그램을 함께 판매해 주요 고객인 반도체 제조사 공장마다 사무실을 두고 영업 및 사후관리를 제공하고 있다. 서비스 담당자들이 ASML 본사의 중앙정보시스템을 통해 문제별 기본 해결책을 열람할 수 있으며, 24시간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사의 만족도가 높다. 또한 지역마다 현지인 담당자를 충분히 채용해 각 지역 고객사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위와 같은 전략 외에 외부 전문기관을 통하여 ASML은 직원들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공유하는 전략을 수행하고 있다. 즉 회사가 직원들의 '일, 만남, 배움과 공유의 장'이 돼 다양한 분야의 재능있는 전문가들로 구성된 다양한 팀이 협업하고 획기적인 성과를 창출한다. 매력적이고 영감을 주는 교육 및 사회적 서비스를 제공해 글로벌 기술 선도업체 및 기업 선호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즉, 모든 구성원들과 비전을 공유하고, 보다 더 하나가 되는 기업으로서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정리해 보면 첫째는 아웃소싱, 외부 교류등을 통한 그들만의 생태계 구성이고, 둘째는 고객을 위한 연구개발과 지속적인 관심 및 지원이다. 이 두 가지는 수시로 변화하는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ASML이 세계적으로 첨단의 기업을 만들고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는 말처럼 기업의 글로벌 첨단 유지를 위해 모든 구성원들이 혼연일체가 되는 내부 경영시스템은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기업이 발전할 수 있는 '잠재력의 저축'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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