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친윤계에 전면전 선포… 국민의힘 `계파갈등` 격랑 예고

"달려… 그들 감당 못할 방향으로"
징계심의 앞두고 '강대 강' 대치
박성민 당 대표 비서실장 사임
김종인도 "국민 입장에서 짜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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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친윤계에 전면전 선포… 국민의힘 `계파갈등` 격랑 예고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30일 경북 경주 월성원전의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맥스터)을 방문하기에 앞서 월성원전 홍보관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당 윤리위원회 징계 심의를 일주일 앞두고 고립무원에 가까워지고 있다. 이 대표와 윤석열 대통령의 '가교' 역할을 하던 박성민 당 대표 비서실장이 사임했고, 친윤석열계와 대립으로 정치적 교집합을 가졌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제3그룹'에서도 이 대표와의 거리두기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 대표는 거듭 '강 대 강' 대치를 예고해 여권이 혼돈의 소용돌이로 빠져드는 양상이다.

이 대표는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뭐 복잡하게 생각하나. 모두 달리면 되지"라며 "그들이 감당할 수 없는 방향으로"라고 썼다. 소위 '익명 관계자' 인터뷰를 문제 삼으며 국민의힘 친윤석열계, 안철수 의원 등과 수일째 갈등한 뒤 이같은 SNS 메시지를 낸 것이다. 같은 날 아침에는 친윤계 일원인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이 당 대표 비서실장에 기용된 지 3달여 만에 '일신상의 이유'로 직을 사임했다고 밝혀 파장이 일었다.

박성민 의원은 한 언론에 "더 이상 (이 대표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없는 것 같다. 도움도 안 될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 대표가 대통령실·정부와의 엇박자설을 내고, 친윤계 맏형 정진석 의원과의 언쟁 논란을 빚은 원인인 전시(戰時) 우크라이나 방문에도 함께 했던 그지만 결국 곁을 떠났다. 이 대표의 '성접대 수수 증거인멸교사 의혹' 징계심의와 줄곧 거리를 두던 윤심(尹心)이 표면화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비교적 강성인 친윤계 초선 박수영 의원의 공개 저격도 있었다. 박수영 의원은 지난 29일 페이스북에 "Two 이씨(李氏)가 데칼코마니다. 자기 살기 위해 당을 망치는"이라고 써 이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동시에 겨눴다는 해석을 낳았다. 그는 다음 글에도 "안철수, '여당 의원은 모두 친윤' 내 생각과 같다"고 썼고, 이날도 지역구에서의 일화를 빌려 "자기 이익만 생각하는 이런 태도야말로 민주공화국의 적"이라고 말했다. 박수영 의원은 지난 1월6일 이 대표 사퇴 결의안을 의제에 올렸던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이 대표를 이 의원과 싸잡아 '사이코패스', '양아치' 등에 빗대며 성토한 적도 있다.

이 대표는 이날 경북 경주에 있는 한국수력원자력 월성원자력본부 맥스터 현장 시찰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나 박성민 의원의 비서실장 사임 관련 "어제 (박성민 의원과의) 대화에서 그런 내용(윤 대통령 의중)은 없었다"고 말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자신에 대해 오는 7월7일 윤리위 개최 전 대표직 사퇴를 예상한 것에도 "그런 경우는 없다"고 일축했다.

이 대표는 또 새벽 SNS 글의 의미로 "저는 아무리 이런 것들이, 계속 정치적 사안이 발생해도 '개혁의 동력'은 이어나가야 한다고 본다"며 "특히 당의 지지율 추세나 정부의 지지율 추세 같은 것들도 최근 부침을 겪고 있는 걸로 보인다"고 당정 지지율과 연결 지었다. 성접대 제공자를 자처한 김성진씨(전 아이카이스트 대표)의 경찰 조사가 시작된 것에는 "나오는 얘기들이 100% 사실에 입각한 얘기는 아닐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친윤 그룹 바깥의 분위기 역시 심상치 않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이날 한 라디오에서 이 대표 징계 심의 내용에 "잘 모른다"고 일관하면서도 여권 내홍에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상당히 짜증스러운 모습"이라고 말했다. 윤리위 회부 자체에 부정적이었던 입장을 뒤집고 '판단을 지켜본 뒤 당을 안정화해야 한다'는 견해도 밝혔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지자들과의 대화에서 이 대표 문제에 '여성 스캔들'과 '실수'를 거론했고, 홍 시장의 대선 경선을 도왔던 이언주 전 의원은 "2030 지지층이 그래도 이 대표에 팬덤으로 다 있는 건 아니다"며 이 대표 리더십 문제를 제기했다.

이 대표의 정치적 고립 조짐에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는 "그건 자업자득 아닌가 싶다. 대표로서 권한을 가진 사람이 무언가 베풀든가, '지는 게 이기는 거다' 했으면 옹호하는 움직임도 많을텐데 이 대표는 그런 적이 없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갈등을 중재해야 할 당 대표가 갈등 중심에 섰고, 집권당이 집권 초기에 분란을 겪는 초유의 사태"라며 "선당후사적 결단 없이는 사태가 풀릴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이들은 윤리위 징계가 불발되기도 쉽지 않고, 이뤄질 경우 이 대표가 불복하고 대치를 이어가는 등 사태가 당분간 악화할 수밖에 없다고 내다보기도 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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