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조건부 법사위장 양보 말장난"… 국회 정상화 결국 불발

권성동 내일 필리핀 출국 앞둬
대치속 국회 공백 한달 넘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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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의 '조건부 법제사법위원장 양보' 제안을 국민의힘이 사실상 거부하면서 원(院) 구성 협상이 쳇바퀴만 돌고 있다. 고유가·고물가 민생 악화 국면에도 불구하고, 여야 힘겨루기로 빚어진 국회 공백이 한달을 넘기게 될 전망이다.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6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야당이 일부 양보 의사를 피력했는데 여당이 '어떤 양보도 하지 않겠다'며 국회 정상화를 발로 걷어차는 걸 보면 도대체 집권여당으로서 민생을 책임지겠다는 것인가"라며 "오늘 내일 중으로 (국민의힘 측) 답을 기다리겠다"고 최후통첩을 했다.

앞서 박홍근 원내대표는 지난 24일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은 지난해 (7월) 양당 원내대표 합의를 존중하고 이행하겠다"며 "합의대로 후반기 법제사법위원장을 국민의힘이 맡는데 동의한다"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은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에 반환하는 대신 윤석열 정부 출범 직전 단독 강행한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박탈)' 입법 후속작업으로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서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립 등을 논의할 것, 검수완박 입법 과정과 법령에 대한 헌법소원 및 권한쟁의 심판청구 등 각종 헌법재판소 소송을 취하할 것 등을 요구했다. 법사위 심사 권한을 추가로 축소하는 방안도 '21대 국회 임기 내 시간을 두고 개선할 장기 과제'로 꼽으며 포기하지 않았다.

민주당은 강성지지층의 반대를 물리치고 타협안을 제시했다는 입장인 반면 국민의힘은 약속 이행에 불과한 것을 '양보'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태도다.

박형수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사개특위 참여와 검수완박 법안에 대한 헌재 권한쟁의심판 청구 취하 등 직접 관련이 없는 사안을 원 구성 협상과 연계하는 것은 당리당략에 불과하다"며 "'법사위원장 양보'라는 말을 앞세웠을 뿐 실은 '사개특위 참여와 소송취하'라는 전제조건을 그대로 유지하는 언어유희식 어법과 주장을 거두라"고 밝혔다.

박 원내대변인은 또 "민주당이 사개특위 참여를 조건으로 내거는 것은 '국민의힘이 검수완박법에 동의하라'는 주장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법사위 권한에 대해서도 "이미 지난해 국회법 개정을 통해 법사위 심사 기한을 120일에서 60일로 대폭 축소하고 심사 범위를 체계·자구 심사로 한정했다"며 추가로 협상 대상에 올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시사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앞서 지난 24일 "민주당이 법사위원장을 준다는 약속을 지켜 국회의장을 뽑고 상임위원장을 11대 7로 나누면 되는 것"이라며 "단순하게 해결할 수 있는 것을 이 조건 저 조건 내걸고 하는 건 결국 협상하지 말자는 얘기"라고 했다.

특히 "검수완박 관련 (합의 파기된 국회의장 중재안에 포함됐던) 사개특위 문제는 국민들로부터 거부를 당한 사안"이라며 "사개특위를 동의하면 검수완박에 동의하는 결과가 된다"고 지적했다.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도 같은 날 "민주당이 법사위원장을 주는 건 양보가 아니고 1년 전 약속한 어음을 부도처리 않고 실행하겠다는 첫 출발"이라며 "검수완박법은 내용도 문제지만 절차적 이유로도 중대한 흠결이 있어 본질적인 부분을 침해했다고 보고 헌재에 제소했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가 여당 원내지도부의 응답을 오는 27일까지 기다리겠다고 밝혔으나, 권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의 필리핀 신임대통령 경축 특사단 단장으로 선임돼 28일 밤 출국을 앞두고 있다.

권 원내대표의 귀국 일자가 내달 1일로 예정된 만큼 출국 전까지 여야 대치가 거듭되면 국회 공백이 한달을 넘길 수밖에 없어 보인다. 최악의 경우 내달 17일 제헌절까지 의장단과 상임위원회가 없는 국회가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국민의힘 "조건부 법사위장 양보 말장난"… 국회 정상화 결국 불발
국민의힘 권성동(왼쪽) 원내대표가 지난 6월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현안점검회의에서 송언석(오른쪽) 원내수석부대표와 대화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국민의힘 "조건부 법사위장 양보 말장난"… 국회 정상화 결국 불발
더불어민주당 우상호(오른쪽) 비상대책위원장과 박홍근(왼쪽) 원내대표 등 참석 의원들이 지난 6월23일 충남 예산군 덕산리솜리조트에서 열린 '새롭게 도약하는 민주당의 진로 모색을 위한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묵념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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