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결국 뚫린 1300원… `환율 쇼크` 비명

13년만에 심리적 저항선 무너져
파월, 美침체 가능 발언도 한몫
원자재 수입 기업들 부담 커져
秋 "필요하다면 시장안정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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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13년 만에 1300원선을 돌파했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4.5원 오른 달러당 1301.8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이 1300원선에서 마감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7월 13일(1315.0원) 이후 12년 11개월여 만에 처음이다.종가 기준으로 지난 20일부터 4거래일 연속 연고점을 갈아치웠다. 이번 주 들어 이날까지 총 14.5원 상승했다.

글로벌 물가 상승세 지속과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가파른 긴축 기조,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가 달러화 강세의 배경이 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는 것도 환율 급등의 한 요인이다. 전날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을 인정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도 금융시장의 위험회피 심리를 강화시켰다.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300원 위로 치솟았던 건 세 차례에 불과했다.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받았던 1997년 말 외환위기 당시 환율이 2000원선 가까이 치솟았으며, 1998년까지 1300원대 이상에서 머물렀다. 2001∼2002년엔 일본의 제로금리 정책에 따른 엔저 여파로 한동안 1300원대에 머물렀다. 2000년대 중후반 달러당 900원선까지 떨어진 환율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2008∼2009년 다시 1300원 위로 뛰었다.

전문가들은 강력한 심리적 저항선인 달러당 1300원선이 뚫림에 따라 단기적으로 1350원선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본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경기 침체 전망이 시장을 지배하고 한국의 수출 전망도 악화해 원화 약세 압력이 커지는 상황"이라며 "달러당 1350원까지 상단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1300원이 뉴노멀(새로운 기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시장 일각에선 정부가 미국과의 통화스와프 계약 체결을 추진하는 등 시장에 강력한 안정화 신호를 보내야 환율 상승세(원화가치 약세)가 수그러들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환율의 급격한 상승은 실물경제에 큰 영향을 미친다. 당장 원유 등 수입물가를 상승시켜 국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 공급망 차질 등으로 국제 유가와 곡물 가격이 크게 오른 상황에서 추가 상방 압력으로 작용한다. 한은에 따르면 환율이 1% 오르면 물가는 0.06% 상승한다.

수출기업들이 혜택을 볼 수 있지만 원자재나 부품 등을 수입하는 기업들의 부담은 커진다. 항공유와 항공기 리스비 등을 달러로 지급하는 항공사들은 유가 급등에다 환율까지 오르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환율이 급등하면 해외 여행 비용 또한 늘어나는 탓에 여행업계도 울상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환율 상승에 따른 시장 불안 등 부정적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필요하면 시장안정 노력을 하겠다"며 "시장 내 수급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도 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증시에서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28.59포인트(1.22%) 하락한 2342.81, 코스닥 지수는 32.56포인트(4.36%) 급락한 714.40으로 장을 마쳐 급락세를 이어갔다.

문혜현기자 moone@dt.co.kr

[기획] 결국 뚫린 1300원… `환율 쇼크` 비명
원·달러 환율이 23일 달러당 1300원선을 돌파하며 물가 상승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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