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의 대규모 공세로 치열한 시가전이 벌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 세베로도네츠크가 러시아군의 집중 공세로 도시 기능이 마비됐다.
우크라이나군은 전략적 요충지인 세베로도네츠크가 함락되면 루한스크주 전체가 러시아 수중에 떨어지는 셈이 되기 때문에 필사적으로 방어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스크 주지사가 현지 방송에 출연해 "세베로도네츠크에 있는 '아조트' 화학공장에서 큰불이 났다"고 말했다.
하이다이 주지사는 러시아군이 세베로도네츠크에 화력을 퍼부어 시내 거의 전 지역을 장악했으나, 아조트 화학공장은 여전히 우크라이나군의 통제하에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은 "아조트 화학공장에 우크라이나군 병사 300~400명과 많게는 500명에 이르는 민간인이 머물고 있다"고 보도했다.
루한스크 지역 친러 분리주의 세력인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의 러시아 특사 로디온 미로슈니크는 "러시아군이 아조트 화학공장을 봉쇄했고, 공장 내부에 갇힌 우크라이나군이 민간인의 피난을 막고선 이웃 도시인 리시찬스크로 퇴각하려고 협상을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하이다이 주지사는 즉각 "아조트 공장이 봉쇄됐다는 정보는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우리 군이 세베로도네츠크 공업 지대를 장악한 채 시내의 러시아군을 격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 점령에 실패한 뒤, 침공 목표를 동부 장악으로 재설정하고 공략을 강화해왔다.
한편 러시아 리아 노보스티 통신은 세베로도네츠크와 마찬가지로 대형 화학공장이 있는 도네츠크주 도시 아우디이우카에서도 이날 폭발이 발생해 거대한 연기구름이 솟구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우디이우카는 도네츠크주 친러 분리주의 세력의 근거지인 도네츠크시 바로 북쪽에 있으나 우크라이나군 통제 권역으로 분류된다.
아우디이우카에는 연료용 코크를 생산하는 대형 화학공장이 있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올해 3월 포격으로 일부 시설이 손상돼 운영이 중단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아우디우카 인근 전선에서 야포를 쏘는 친러 반군.
10일 러시아군의 공격을 받은 우크라이나 동부 세베로도네츠크의 아조트 화학공장에서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세베로도네츠크 로이터=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