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분유 등 생필품 공급난이 심각해진 가운데 이번엔 생리대가 몇 달째 동나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남부 지역의 가뭄에다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가 겹쳐 원료인 솜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10일(현지시간) CNN 보도에 따르면 몇달 전부터 소셜미디어에서 여성 소비자들이 "생리대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고 불만을 터트리다가, 최근 들어 수면 위로 불거졌다.
한 여성은 온라인 공간에 "몇달 동안 가게 진열대가 텅 비어 있다"며 "아마존 사이트에서 물건을 구입하고 있지만 잔뜩 바가지를 쓰고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생리대 가격은 1년 전과 비교해 거의 10%나 올랐다.
이에 대해 아마존 대변인은 "판매자들이 경쟁에 따라 물건값을 매기도록 한다"면서 "누군가 터무니없는 가격을 올리면 즉시 삭제된다"며 바가지 논란을 부인했다.
생리대 품귀 현상은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될 무렵에 이미 수요가 폭증한 면화와 플라스틱 등의 공급 차질로 인한 것이다.
면화 생산에 필요한 비료의 주요 수출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벌여 조달에 더 큰 차질을 빚어졌다. 최근에는 텍사스 지역의 가뭄까지 겹쳐 상황이 훨씬 더 심각해졌다는 것이다.
CNN은 또 생리대 품귀 현상은 분유 부족 현상과 마찬가지로 다른 물품으로 쉽게 대체할 수 없는 '생물학적 수요'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생활용품 업체 P&G 관계자는 최근 결산 보고 회의에서 "원료나 가공품을 필요한 장소에 가져다 놓는 비용이 점점 더 많이 들고, 물건값은 점점 예측불허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고 말했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