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회장의 공격적인 배터리 투자가 빛을 보기 시작했다. SK온이 투자한 미국 벤처기업 솔리드파워는 올해 연말까지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의 시제품을 BMW와 포드에 공급하기로 해서다.
솔리드파워의 최고경영자이자 공동 창업자인 더그 캠벨은 6일(현지시간)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전고체 배터리 시제품 생산라인을 구축했다"며 2026년 전고체 배터리 생산을 개시하기 위한 생산 협력사 파트너로 SK이노베이션을 꼽았다.
SK온은 지난해 10월 솔리드파워에 3000만달러(약 376억원)를 투자하고 전고체 배터리 공동 개발을 추진해왔다. SK이노베이션에서 SK온이 물적분할해 독립 출범한 만큼 향후 SK온이 전고체 배터리 생산에 주도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국내 배터리 3사 중 SK온이 시제품 공급의 첫 시작을 알린 셈이다.
아울러 그는 배터리 생산업체가 되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도요타, 파나소닉, 삼성, LG에너지솔루션, 현대차, CATL 등 대형사들이 참전해 경쟁이 치열하다는 이유에서다.
솔리드파워는 황화물을 고체 전해질로 사용하는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 사이에 있는 전해질을 기존의 액체에서 고체로 대체한 제품으로,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는 높고 화재 위험성은 낮아 '꿈의 배터리'로 꼽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고체 배터리의 시제품 공급을 국내 3사 중 SK온이 하게 됐다"며 "전고체 분야에서 업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인정받게 된다면 배터리 시장의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