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업과 은행 할 것 없이 횡령사고가 잇따라 벌어지면서 신뢰성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에 누리꾼들은 '천하대일 횡령대회'라는 이름의 게시물에 업체들을 횡령금 액수에 따라 순위를 매기는 등 '웃픈'(웃기고 슬픈)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 따르면 한 누리꾼은 '천하제일 횡령대회'라는 제목의 게시물에서 "누가누가 더 횡령하나. 현재 순위"라며 최근 횡령 사고가 불거진 기업들을 액수 순으로 나열했다. 액수는 최대 2000억원대에서 최소 생수까지 다양했다.
해당 지라시는 은행권과 산업계에서 잇따라 횡령 사고가 발생하면서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누리꾼들은 횡령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액수를 감안해 리스트에 추가하는 등 '리스트 업(list-up·목록화)'하기도 했다. 댓글창엔 '횡령의 시대. 심하다'는 등 반응이 달렸다.
최근에는 잇따른 횡령 발각이 오히려 범행을 자백하게끔 하는 황당한 상황도 벌어졌다. 지난 25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송파경찰서는 최근 50대 새마을금고 직원 A씨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고객 예금과 보험 상품 가입비 등 최소 11억원을 횡령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최근 기업이나 은행의 내부 횡령 사례가 적발되자 불안감에 자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30년 넘게 한 지점에서 근무해온 A씨는 고객들이 금융 상품에 가입하면서 맡긴 예금 등을 몰래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고객들이 새로운 금융 상품에 가입하면서 맡기는 예치금으로 기존 고객의 만기 예금을 상환하는 식으로 자금을 빼돌렸다.
경찰은 계좌 추적 등을 통해 A씨가 횡령했다가 되돌려놓은 예금까지 조사해 최종 횡령액을 추산할 계획이다. 횡령금 사용 내용도 파악할 예정이다. 경찰은 A씨의 상급자도 공범일 가능성을 확보해 그도 입건했다. 새마을금고는 우선 A씨를 직무 정지하고 자체 감사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누리꾼들은 '천하제일 횡령대회'라는 제목을 붙여 횡령 기업과 은행을 나열하기도 했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 갈무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