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인 이유없이 나이만으로 임금피크제를 적용하면 무효라는 대법원 판결에 대해 법조계와 경영·노동계의 자문을 받아 Q&A로 풀어봤다.
Q. 이번 대법원 판결이 임피제를 시행중인 모든 사업장에 적용되나.
A. 아니다.대법원도 판결문에서 밝혔듯이 모든 임금피크제를 무효로 본 게 아니다. 개별 사건별로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와 적정성 △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해 사용되었는지 등 4가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임금피크제의 유효성을 판단해야 한다고 대법원이 기준을 처음 제시한 것이다. 이를 참조해 개별 사업장에서 임피제의 효력 유무를 판단해야 한다.
Q. 그렇다면 임금피크제를 적용할 수 있는 합리적인 이유 4가지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판단하나.
A. 노조가 소송을 계속 제기하면 케이스 바이 케이스(case by case)별로 판례가 확립될 것으로 본다.
일반적으로 임금피크제는 정년이 60세로 보장되면서 우리나라의 경직된 임금 및 고용체계를 탈피하기 위해 나온 고육책이다. 좋은 의미에서 고령자의 급작스런 실직을 예방하고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노사간 합의를 통해 도입된 제도다. 연령 차별이 아닌 '연령 상생'을 위한 제도로 그 자체로서 사회적 합리성을 지녔다. 그런 점에서 개별 사업장에서 임피제를 적용하기 위한 합리적인 기준을 마련할 것으로 본다.
Q. 임피제를 적용받는 근로자에게 이전보다 줄어든 업무를 맡기면 적법한가.
A. 근로의 대가가 임금이라는 개념에서 보면,임금피크제를 적용하면서 현격히 줄어든 직무를 맡겼다면 적법하다고 해석할 수 있다.이번 소송의 2심에서도 동일노동 동일임금이 쟁점이 됐으며 대법원에서도 거의 같은 일을 하는데도 임금을 깎은 임금피크제를 적용한 게 위법이라고 판결한 것이다.
Q. 앞으로 임피제 관련 노사협상을 다시 해야 하나.
A. 당장 노사가 임금피크제에 관한 합의 내용을 놓고,재협상하기보다는 다음 해 노사협상 테이블에서 임금피크제 문항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일 가능성이 크다.아마 노사가 회사 사정에 맞게 절충점을 찾을 것으로 본다.
Q. 현 정부에선 60세인 정년을 더 늘리겠다고 하는데,이번 판결로 기업들은 어떤 인사관리 대책을 세워야 하나.
A. 임금피크제는 성과에 관계없이 시간만 흐르면 자동으로 임금이 오르는 연공급 중심의 임금 경직성을 완화하기 위한 제도다. 기업들로서는 직무성과중심의 임금체계로의 개편을 통해 일한 만큼 보상 받는 공정한 보상체계로의 개편을 보다 서두를 필요가 있다.장우진·전혜인기자 jwj17@dt.co.kr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만을 이유로 직원의 임금을 깎는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을 위반한 것이므로 무효라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사진은 26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외벽 모니터의 고령자 계속 고용장려금 광고.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