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박순애·복지부 김승희
여성 장관 두명이나 깜짝 기용
식약처장도 오유경 교수 발탁
尹인선철학 갑작스럽게 뒤집혀
지방선거 앞두고 전략인선 비판
여성 장관 두명이나 깜짝 기용
식약처장도 오유경 교수 발탁
尹인선철학 갑작스럽게 뒤집혀
지방선거 앞두고 전략인선 비판
초대 내각 인선에 대해 '여성홀대론'이 불거지자 정호영·김인철 전 후보자의 후임을 모두 여성으로 인선한 것이다. '능력주의' 인선을 고집했던 윤 대통령이 성별 등 균형 인선으로 전환한 것이라는 해석과 함께 6·1 지방선거를 앞둔 전략적 인선이라는 비판도 따르고 있다.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정호영 전 후보자가 자진 사퇴한 지 3일 만에 후보자 지명을 받았다. 김 후보자는 20대 총선에서 미래한국당 비례대표로 당선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 코로나19대책특별위원회 간사 등을 역임했다.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장, 식품의약품안전처장 등을 역임한 보건·의료계 권위자라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박순애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윤 대통령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인수위원을 지냈다.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기획재정부 공기업 및 준정부기관경영평가 단장을 맡아 공공기관의 경영실적 개선의 방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대통령실은 "공공행정 전문가로서 교육행정의 비효율을 개선하고, 윤석열 정부의 교육 분야 핵심 국정과제 실현을 이끌어줄 적임자"라고 밝혔다. 오유경 식약처장 내정자는 서울대학교 약학대학과 서울대 대학원 물리약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뉴욕주립대에서 약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보령제약 개발부, SK케미칼 생명과학 연구개발실 등에서 일했다. 지난해 7월 서울대 약대 106년 사상 첫 여성 학장으로 취임해 주목받았고, 올해부터는 한국약제학회 회장과 한국약학교육협의회 제7대 이사장직을 맡고 있다.
윤 대통령의 이번 인선은 후보자와 내정자가 모두 '여성'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윤 대통령은 최근 한미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외신으로부터 '여성홀대론' 등 여성정책에 대한 비판을 받은 데 이어 국회 의장단 만찬자리에서도 김상희 부의장으로부터 '젠더갈등'에 대한 지적을 받았다.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여성에 공정한 기회를 더 적극적으로 보장할 생각"이라고 밝혔고, 만찬장에서도 "제가 정치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시야가 좁아 그랬던 것 같다. 공직 인사에서 여성에게 과감한 기회를 부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인사 방침의 변화를 예고했다. 윤 대통령이 이날 인선을 하기 전 여성 우선 발탁 방침을 지시했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미정상 공동 기자회견보다는 인사가 있을 때마다 지나치게 남성위주라는 인사라고 거의 모든 언론이 지적했고, 여론도 그런 부분이 많았다"며 "그런 비판들이 축적됐고, 그외에 여러 내부 지적들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의 인선 철학이 한순간에 뒤집힌 것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이번 인선이 선거를 앞둔 일회성 임시방편에 그칠 가능성이 크고, 큰 틀에서는 윤석열 정부의 여성정책 방향성이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김 후보자나 박 후보자에 대해 전문성과 능력부족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점도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벌써 이들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 후보자의 경우 식약처장 재직 중이던 지난 2015년 '가짜 백수오 파동' 때 독성이 확인된 가짜 백수오인 이엽우피소에 대해 "섭취에 따른 인체 위해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발언해 논란이 됐다. 국회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은 치매 초기증상"이라는 막말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박 후보자는 교육 비전공자라 교육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지방선거 사전투표 직전에 이뤄진 이번 인선은 엄밀히 말해 선거를 의식한 인선이라는 점이 역력히 보인다"며 "근본적으로 여성문제에 대한 고민이나 정책적 고려를 했다는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성수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윤 대통령이 앞서 여성에 기회를 열겠다고 말했고, 곧바로 여성 내각 인선을 한 것은 여론을 청취하고 받아들인다는 것을 보여주는 정치적 메시지를 주려는 것"이라며 "전략적 선택이라고 해도 (여성을 위한) 기회구조가 열렸다는 점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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