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26일 국민의힘을 향해 코로나19 소상공인 지원을 골자로 한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50조원 이상으로 증액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추경 협상과정에서 코로나 손실보상 소급적용 예산과 자영업자·소상공인 긴급경영자금 신규대출(3조8000억원)등을 반영한 '47조2000억원+α(플러스알파)'를 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손실 보상 소급 적용에 난색을 보이는 국민의힘과의 협상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김성환 민주당 정책위의장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인 맹성규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정책위-예결위 추경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번 추경은 지난 2년 3개월 동안 계속돼왔던 코로나 피해를 온전하게 보상하는 사실상의 마지막 추경일 가능성이 높다"며 "손실보상 대상 확대 등과 관련한 민주당의 의견에 대해 정부와 국민의힘이 성의있게 답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소상공인·자영업자 금융지원, 취약계층 지원, 농어업인 지원 ,산불 예방 및 대응 예산 등을 증액할 것으로 요구했다.
특히 요구한 증액 사업 가운데 손실보상 소급 적용 8조원, 농어민 53만명에 대한 손실보전금 3조 1800만원, 소상공인·자영업자 금융 지원 5조2000억원 등 16조3800억원은 추경안에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채상환에 쓰일 9조원과 예비비 1조원을 활용하면 국채발행 없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맹 의원은 "손실보상 소급 적용과 농어민 지원, (소상공인) 긴급 채무관리가 실질적으로 큰 덩어리"라며 "나머지는 얼마든지 협상이 가능한 수준"이라며 "저희가 요구한 증액 일부를 (국채상환용) 9조원 정도면 (반영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법적 손실보상에 빠져있는 연매출 10억 이상 소상공인도 보상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위의장은 "연 매출 10억원이 넘는 음식점들도 코로나 과정에서 엄청난 피해를 봤는데 대출에서도 지원을 못 받고, 법적 손실보상에서도 계속 빠진 상태"라며 "헌법 23조 규정에 따라 손실보상해야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증액해야 할 예산은 5000억원이다.
민주당은 추경안에 반영해야 할 세 가지 핵심 증액 사업 가운데 금융지원이 꼭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김 위의장은 "정부 예산으로 7000억원이 편성돼 있는데 최소한 두 배 정도는 필요하다"며 "신규 대출도 필요하고 빚으로 근근이 버티는 자영업자를 위해 추가적 금융대책이 필요한데 (정부여당이) 매우 소극적으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동자 간 형평성에 맞는 지원을 해야 한다고도 역설했다. 김 위원장은 "예를 들어 개인택시는 600만원 가량 지원하는 데 법인택시는 여전히 100만원이라며"며 "부족하지만 절반인 300만원이라도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대리운전 기사, 방문 판매원, 방과후교사, 화물차주, 전세버스, 문화예술인 등에 대해서도 300만원 지원이 타당하다고 보고 예산을 증액 요구했지만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인상을 촉구했다.
민주당은 본예산 지출 구조조정도 문제 삼았다. 당초 정부는 2차 추경안 재원 마련을 위해 본 예산 사업 가운데 1485개에 대한 지출 구조조정으로 약 7조원을 마련했다. 민주당은 이 중 100여개 사업은 지출 구조조정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맹 의원은 "지출 구조조정도 불요불급한 것이 아니라면 최소화하는 게 맞다"며 "10조원 범위 내에서 일부 지출 구조조정은 원위치하고 소상공인 손실보상과 대상 확대, 액수 확대에 대해 정부와 국힘이 좀 더 성의 있게 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정부·여당이 자당 안을 수용할 것을 촉구하면서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추경안을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고 약속했다.
맹 의원은 "여여갸 줄다리기 하고 시간만 지나가버리면 지원을 못 받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많이 하시는 데 반드시 지원하겠다"며 "손실보전금을 반드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장도 "민주당이 51조원 비용을 100% 관철하겠다는 취지는 아니다"며 "다만 지금 정부가 성의 표시조차 하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서 동의할 수 없는 것"이라고 부연했다.김세희·권준영 기자 saehee0127@dt.co.kr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