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26일 열리는 가운데 고물가 여파로 기준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나오면서 우리 경제의 뇌관인 가계부채 문제가 또다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음), 빚투(빚내서 투자), 한계 자영업자들의 경제적 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돼 금리인상에 대한 공포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8월부터 시작해 11월, 올해 1월에 이어 4월까지 네 차례 기준 금리를 인상했다. 이에 연 0.50%였던 기준금리는 현재 1.50%까지 올랐다. 여기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6일 오전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회동 직후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고 언급, 앞으로 금리 취약계층의 이자 부담이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총재는 "4월 상황까지 봤을 때는 그런 고려(빅스텝)를 할 필요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앞으로 물가가 얼마나 더 올라갈지 그런 것들을 종합적으로 데이터를 보면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5월 금융통화위원회를 보고 7∼8월 경제 상황, 물가 변화 등을 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물가는 계속 고공행진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를 목전에 둔 4.8%를 기록했다. 또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인 기대인플레이션율도 올라가고 있다. 25일 한국은행의 5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3%를 기록했다. 이는 4월(3.1%)보다 0.2%포인트 올랐을 뿐 아니라 2012년 10월(3.3%) 이후 9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이 높아지면 임금과 상품 가격 등에 반영돼 실제 물가를 끌어올리게 된다. 소비자가 지난 1년간 주관적으로 체감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의미하는 '물가인식'(3.4%)도 한 달 사이 0.2%포인트 높아졌다. 전문가들도 소비자물가동향 등 각종 경제지표를 주목하고 있다. 지난달 이미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8%를 기록한 가운데 5%를 넘을 경우 통화정책에 상당한 긴장감이 조성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물가 등 경제전반 상황을 볼때) 우리나라 금리는 완만한 속도로 올라가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면서 "2023년 중반에 고점으로 도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가 높아질 수록 당연히 빚에 대한 부담이 커질 것"이라면서 취약차주에 대한 문제가 앞으로 정책의 초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실장은 "우리나라 전체 가계대출의 5%가 취약차주 부채인데, 이제부터 가계부채 총량의 문제가 아니라 취약차주 부채가 문제로 크게 부상할 것"이라며 "취약차주는 영세자영업자 등으로 집중돼 있는데, 영세 자영업자들의 채무상환 능력을 보전해주는 것이 향후 정책의 타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영세자영업자의 경우 대부분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았다"며 "고정금리 대출로 전환해주는 정책적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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