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연구원은 25일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 콘퍼런스 센터에서 '스태그플레이션 진입 가능성 진단과 정책방향' 세미나를 개최했다.
주제 발표를 맡은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국은 경기침체와 물가상승이 결합된 스태그플레이션이 이미 진행되고 있다"며 "전형적 공급비용 상승 충격이 유발한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이라고 말했다.
에너지 공급 가격 상승이 비용 충격으로 강하게 작용한데다, 코로나19 대응 과정에 팽창한 유동성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켜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성 교수는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이 더 악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노동시장 경직성, 금리인상·유동성 회수 등 긴축적 통화정책, 추경 등 재정지출 확대 등을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이어 노동시장이 경직되면서 생산성이 떨어지고, 잠재성장률도 낮아지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성 교수는 "향후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통화 정책의 필요 강도를 높여, 국내 경제의 공급비용 부담을 더욱 가중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물가상승에 대응하고 한미 금리역전을 방지하기 위한 유동성 회수와 금리인상이 진행돼 경기침체 강도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추경 등 재정지출 확대 역시 추가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미국의 금리 인상과 그에 대응하는 한국의 금리 인상 압력은 경기부진을 유도해 스태그플레이션 압력을 더욱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스태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중의 유동성을 회수해야 하지만, 스태그플레이션 악화를 막고 장기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선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완화하고, 세제 지원 등 기업의 공급비용을 감소시키는 정책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종합토론에서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우리 경제는 수년 간 다른 주요국에 비해 성장률이 낮았고, 최근 물가마저 급등하면서 스태그플레이션이 우려되는 큰 위기에 처했다"며 "소비자물가가 4월까지 평균 4%, 생산자물가가 3월까지 평균 8.7%인데 반해, 올해 경제성장률 예상치는 2% 초중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경제는 이미 스태그플레이션에 진입했거나, 하반기에 진입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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