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제근 서울대 물리천문학 교수
안민정책포럼 세미나 주제발표
"출발 늦었지만 아직 기회 충분
미래산업 경쟁력 핵심기술"
안민정책포럼 세미나 주제발표
"출발 늦었지만 아직 기회 충분
미래산업 경쟁력 핵심기술"
박제근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지난 20일 안민정책포럼(이사장 박병원) 주최로 열린 세미나에서 '양자과학기술의 현재와 미래'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양자과학기술은 마라톤에 비유할 수 있다. 우리나라가 늦게 출발했지만 충분히 기회가 있는 분야"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교수는 국내 학자로서 이례적으로 영국물리학회 석학회원으로 선정되었고, 한국과학기술 한림원 정회원으로 국내 양자과학분야 최고 석학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박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미국 캘리포니아 공과대학 물리학부 연구진과 함께 양자물질의 전기적·자기적 성질을 조절할 수 있는 차세대 광소자 기술을 세계 최초로 구현해 관심을 모았다.
박 교수는 이날 "우리나라가 양자과학기술 분야에서 많이 늦어있는 상태지만 산업 응용분야에서 얼마든지 활용할 기반기술로 공공성이 크기 때문에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양자과학기술의 가시적인 발전 사례로, 1990년대 후반부터 이뤄진 양자컴퓨터 개발을 들 수 있다. 이런 양자컴퓨터는 지난 20년 간 엄청난 발전을 이뤄 이제는 양자볼륨이 100큐비트(양자컴퓨터의 데이터 단위)를 넘어서는 양자컴퓨터를 구현하는 업체만 해도 IBM, 아이온큐, 하니웰 등이 있다. 하지만 본격적인 양자우월의 시대를 달성하려면, 큐비트의 숫자가 1만을 넘어서야 하기에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게 박 교수의 판단이다.
그는 "양자컴퓨터의 경우 병렬연산을 하기 때문에 처리 속도가 매우 빨라 최적화 문제를 푸는데 적격이어서 신약개발, 빅데이터처리에 의한 인공지능(AI), 배터리 개발, 금융, 통신보안 등 분야에서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며 "미래산업경쟁력의 핵심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양자컴퓨터 개발에서 앞서 있는 IBM 같은 기업을 뒤따라 갈 필요는 없지만 우리나라가 핵심 먹거리로 주목하는 산업과 기술을 선정해 그 분야 응용분야에선 경쟁할 수 있다"며 "따라서 정부의 범부처가 동원돼 글로벌 국가전략을 수립해 과학적 정치적 리더십을 발휘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당장 추진해야 할 과제로 △인력양성 △기반 확충 및 저변 확대 △10년대 톱5 핵심기술 선정 등 3가지를 제안했다. 그러면서 "양자기술과 산업 간의 연결고리를 지금 모두 다 알 수 없는 만큼 산업생태계 차원에서 바라봐야 한다"며 "우리의 강점 산업을 선정해 응용분야에서 선택적 집중을 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 사회를 맡은 박상욱 서울대 교수는 "이번 바이든 미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한미 기술동맹에 대해 논의를 할 때 양자기술이 포함되었다면 좋았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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