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화의 지리각각] 美국방부의 UFO 대응이 뭔가 이상하다

기대모았던 청문회에 김빠진 답변
수중 목격담 질문에는 비공개 요청
의회 요구에 소극적 대응 美국방부
과연 연구분석에 진전이 없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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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화의 지리각각] 美국방부의 UFO 대응이 뭔가 이상하다


"새로울 게 없다." "1년 동안 무엇을 했는지 모르겠다." "미군 당국이 무언가 숨기고 있는 것 같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의회 UFO(미확인비행물체) 청문회를 보고 사람들이 내놓은 반응들이다. 미 연방하원 정보위 산하 대테러방첩소위원회는 52년 만에 UFO 관련 공개 청문회를 열었다. UFO에 대한 미 국민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UFO와 관련한 정보를 안보 차원에서 다루는 국방부 관계자를 초치해 질의답변하는 자리였다. 국방부 로널드 몰트리 차관과 해군정보국의 스콧 브레이 부국장이 참석했다. 청문회는 대부분 공개리에 진행됐지만 일부 비공개 부분도 있었다.

국방부와 해군은 해군 항공기 조종사들이 목격한 400건의 '미확인공중현상'(UAP·Unidentified Aerial Phenomena)를 조사했다고 밝혔다. UAP는 미군이 UFO를 지칭하는 용어다. 이날 몇 건의 동영상이 추가 공개됐다. 한 영상에는 구형 물체가 빛을 내며 군용기 조종석의 오른쪽으로 순식간에 지나가는 모습이 담겼고, 다른 한 영상에는 삼각형의 물체가 빛을 내며 날아가는 모습이 나온다.

이번 청문회는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인의 뜨거운 관심 속에 열렸다. 미 국가정보국(DNI)은 지난해 6월 25일 UAP에 대한 예비보고서를 미 의회에 제출한 적 있다. 여기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미 당국이 UAP는 '실체가 있는 존재'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UFO를 '물체'(Physical Object)라고 공식 인정한 것이다. 어떤 기상현상이나 이상기류, 광학적 현상 또는 잘못 본 시각적 착각 곧 '헛것'이 아니라 점이다.

DNI 보고서는 지구인들에게 충격적이었다. UFO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자료와 연구를 축적했을 미국 군과 정보당국이 지구의 물리적 법칙을 벗어난 UFO의 실체를 처음으로 인정했기 때문이다. 미 당국은 UAP가 외계에서 왔다는 증거는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지만, 지구인들은 자연스럽게 UFO가 지구 밖 외계에서 왔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게 된다. 이 우주에 인류 외에 고도의 지능을 가진 생명체가 존재한다는 것이 확인된다면, 그것은 인류역사에서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점이 될 수밖에 없다. 인류의 세계관 가치관 과학관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 11개월 만에 의회가 개최한 청문회는 추가로 진전된 정보가 공개되지 않을까 기대를 모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뚜껑을 열고 보니 기대만큼 새로운 정보는 없었다.

◇여운 남긴 미 국방부=미 국방부 몰트리 차관은 "국방부가 미국인 일반의 UFO에 대한 의문에 대해 투명성의 원칙하에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국가안보와 관련한 사안에 대해서는 관련 규정을 따르고 있다며 선별적 정보 공개라는 점은 밝혔다. 브레이 부국장은 "미군 조종사가 UAP와 부딪힐 뻔한 사례도 11건"이라면서도 UAP에 대해 더 심화된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UAP와 접촉한 적도 통신한 적도 없다고 했다. 단 두 당국자는 "미확인 물체를 확인하는 것은 국가 안보를 위해 중요하다"는 데에 동의했다. 수중에서도 UAP를 추적한 사례가 있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몰트리 차관이 "그에 대한 것은 비공개 회의에서 답변하겠다"고 한 부분이 여운을 남겼다.

◇의원들의 추궁=이날 청문회를 주재한 하원 정보위의 민주당 앙드레 카슨 하원의원(인디애나)은 "UAP는 아직 규명되지 않았으나 분명히 실재한다"며 국방부가 진상 규명에 적극적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카슨 위원장은 "UAP는 국가안보에 잠재적 위협"이라며 "너무나 오랫동안 UAP와 관련된 오명이 UAP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을 방해했다"고 추궁했다. 그는 지금까지 미 당국이 UAP에 대해 불투명한 정책을 견지해왔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몰트리 차관은 "여러분 못지않게 우리도 외계에 대해 알고 싶다"며 국방부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사실 미군은 UFO에 대해 작년 보고서 제출 이전에는 매우 소극적이고 불투명한 입장이었다. 1970년 미 의회 청문회는 비공개로 열렸고, 미 공군이 주도해 1952년부터 1969년까지 UFO가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블루북 프로젝트'에 대한 내용이 주로 다뤄졌다. 당시 청문회 결론은 UFO는 실체를 확인할 수 없는 공중현상이라는 것이었다. 그런 입장이 작년 보고서에서 '실체'로 바뀌었지만 이번 청문회에서는 새롭게 주목할 만한 새로운 정보는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김빠진 청문회였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과연 진전된 정보가 없었을까=작년 보고서에는 143건의 UAP와 관련한 동영상, 사진, 데이터가 공개됐다. 해군정보국은 이번에 257건이 추가된 400건의 자료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공개된 동영상과 당국자들의 답변은 원론적인 수준에 그쳤다. 따라서 두 가지 가설이 제기되고 있다. 하나는 미군 당국이 UAP 연구에 공을 들이고 있지 않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연구에 진전이 있는데 그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는 건 아니냐는 추정이다.

전자의 경우 미군 당국이 언젠가 국가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는 UFO에 대한 연구를 해태한 데 따른 비판을 피할 수 없다. 후자의 경우에는 미 당국이 의회의 요구에 보고서 및 청문회 출석으로 응하고는 있지만, 실은 정보를 최소한의 수준에서 공개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지 않나 의심이다. 일종의 음모론이다. 두 가지 추측이 모두 틀릴 수 있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이날 청문회에서 나온 정보 수준으로만 판단한다면, 지난 1년 동안 미군의 UAP 관련 연구와 분석은 눈에 띄는 진전이 없었다는 것이다. 지구상 최첨단 최강의 과학기술을 자랑하는 미군임을 고려할 때 어딘가 어색하다. 그래서 대중은 다시 음모론으로 기울고 있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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