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화 심화되는 산업계] 맷집 약할수록 원자잿값에 휘청… 30대 상위기업만 웃었다

고유가·고환율·중국발 악재까지
상위 30곳, 1분기 매출액 302조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주도
하위 30개사 영업이익 11.3%↓
아모레·LG생건·신라호텔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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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화 심화되는 산업계] 맷집 약할수록 원자잿값에 휘청… 30대 상위기업만 웃었다
반도체, 자동차, 철강 등 국내 경제를 이끄는 대표 기업들이 어려운 글로벌 공급망 속에서도 안정적인 실적으로 유지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기업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 고유가, 고환율 등 '3중고' 직격탄을 그대로 맞으며 어려운 경영 여건이 실적에 반영됐다.

업계에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장기화 양상을 보이고 있고, 금리도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어서 기업들의 경영 여건은 더 어려워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본지가 15일 코스피 시가총액 200대 기업 중 올 1분기 실적을 발표한 111개 제조기업을 집계한 결과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 먼저 시총 기준 상위 30곳의 실적을 보면 올 1분기 매출액은 302조3801억원, 영업이익은 37조2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4.2%, 44.0% 각각 늘었다.

이는 111개 기업의 전체 매출(23.3%)과 영업이익(36.1%)의 증가폭을 웃도는 수치다. 삼성전자(50.5%)와 SK하이닉스(115.9%)의 영업이익 증가폭이 상위 30곳의 평균마저 웃돌았다. 현대차, SK이노베이션, 포스코홀딩스 등도 글로벌 불확실성 속에서 방어 전략이 적중하며 안정적인 실적을 냈다.

이에 반해 코스피 200대 기업의 맨 뒤에 있는 30개 기업의 매출액 합계는 44조2959억원 전년 동기보다 15.7% 늘어 평균치를 하회했다. 영업이익은 2조4299억원으로 1년 전보다 오히려 11.3% 줄었다. 철강·상사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실적 부진을 면치 못했다.

대표적으로 대한유화(적자전환), 코오롱인더스트리(-11.1%), PL첨단소재(-35.2%) 등은 유가 상승과 물류비 인상 등에 영업이익이 줄거나 적자 전환했고, 호텔신라(-43.2%), LG생활건강(-52.6%), 아모레퍼시픽(-10.3%) 등 중국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도 부진했다.

이는 시총 상위기업에 비해 글로벌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비 인상 등에 대한 선제대응 능력이 부족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기아의 경우 반도체 부족 등의 상황을 고부가 차종 판매 전략으로 상쇄했으며,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직후 물류에 집중하면서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이에 반해 상대적으로 체력이 약한 기업들은 사업 구조가 특정 부문에 쏠려있다는 점에서 고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 중국의 코로나 사태 발생에 따른 영향도 그만큼 크게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문제는 중국·러시아 등 글로벌 정세의 불확실성이 길어지면서 상위 기업들조차 긍정적 전망을 내놓지 못한다는 점이다. 서강현 현대차 부사장은 지난달 실적발표에서 "최근 시장은 반도체 공급 이슈에 더해 원자재 가격 상승, 우크라이나 사태 등의 리스크 영향으로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다. 원자재 가격도 단기적으로는 부담으로 작용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여기에 시장 금리도 당분간 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인 만큼 기업들의 체감하는 부담은 당분간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태규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미국 금융긴축의 전개와 금리정책에 대한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금리상승으로 인한 부채의 부실화 가능성은 가계보다 기업 부문이 더 클 수도 있다"며 "소비·투자위축, 금융건전성 저하와 이로 인한 경기위축 가속화 등을 감내할 수 있는 수준에서 금리인상 속도를 조절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우진·이상현·김아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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