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군이 동부 전선에서 러시아군의 보급로를 차단하기 위해 돈바스의 관문 격인 이지움에 대한 반격에 나섰다.
14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의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동부 하르키우 주지사이자 지역군 사령관을 겸직하고 있는 올레그 시네구보우 지사는 영상 연설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이지움에 성공적으로 진격하고 있으며 일부 방면에서 적군이 후퇴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르키우에서 동남쪽으로 두 시간 거리에 있는 이지움은 러시아와 돈바스(루한스크·도네츠크주)를 잇는 관문과 같은 요충지다.
지난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는 속도전으로 수도 키이우를 함락시키려 했으나, 우크라이나군의 강력한 저항에 밀리자 최근 목표를 바꿔 동부 돈바스를 집중 공략해왔다.
돈바스 지역은 현재 80%가량이 러시아군에 점령된 상태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이지움을 골라 반격을 개시한 것은 서방의 무기 지원을 등에 업고 동부 전선에서 공세로 전환하는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특히 돈바스의 관문 격인 이지움 공략에 나선 것은 보급로를 끊어 러시아군의 작전 수행력을 떨어뜨리겠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WSJ는 "최근 러시아군이 동부 전선에서 도하 작전을 벌이다가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에 대대급 병력을 잃은 점도 이번 이지움 반격의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지난 8일 하르키우로 이어지는 시베르스키도네츠강을 건너던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의 포격으로 73대의 탱크와 장갑차, 1000∼1500명의 병력 손실이 발생했다.
돈바스 지역에서 전과를 올리려던 러시아군에겐 큰 타격이 된 것으로 평가됐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건물 등이 파괴된 우크라이나 동부 하르키우의 도시 이지움 [이지움 EPA=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