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연이은 횡령사고] 대범한 범행에도 깜깜, 내부통제 붕괴… `삼진아웃` 직면한 손태승

ATM서 수십번 빼가도 못 잡아
강령 어기고 동료에 금전 대여도
준법감시실 등 사실상 무용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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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연이은 횡령사고] 대범한 범행에도 깜깜, 내부통제 붕괴… `삼진아웃` 직면한 손태승
기업개선 업무를 담당하던 본점 직원이 610억원을 빼돌린 데 이어 지점 직원이 5억원을 횡령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우리은행 내부통제 체제가 붕괴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우리은행 양재남금융센터 직원 A씨는 올해 1월 중순부터 2월까지 5억원을 횡령했다. 특히 해당 직원은 자동화기기(ATM)를 통해 수 십 차례에 걸쳐 자금을 빼내는 대범함을 보였다.

ATM은 인출 기록은 물론이고 폐쇄회로TV(CCTV)를 통해 영상이 노출되기 때문에 도난사고는 일어날 수 있지만 횡령사고로 연결되는 경우는 드물다. 하물며 은행원이 ATM에서 은행 돈을 빼돌렸다는 점에서 대범하고 충격적인 사고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해당 지점 행원은 동료 직원에게서 금전을 대여하기도 했다는 점에서 평소 우리은행의 지점 직원에 대한 내부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는지 의심스럽다.

우리은행의 직원 행동강령은 '사적 금전대차'를 금지하고 있다. 거래처는 물론이고 은행 내부 임직원 간에 직·간접적으로 금전거래를 하거나 금전대차 알선, 지급보증을 하지 말도록 하고 있다. 돈을 다루는 은행 업무의 특성상 내부통제 기준이 일반 회사보다 엄격하다. 사적 금전대차 금지를 비롯해 순환근무, 금품이나 향응 수수 금지, 영리행위나 겸업금지 등 비리 차단을 위한 제동장치를 두고 있다.

이 같은 행동강령을 감안해 볼때 직원 A씨의 횡령사고는 내부통제 시스템을 통해 사전 차단할 수도 있었을 것으로 볼 수 있다. 사적 금전대차에 대한 엄격한 내부통제가 작동됐다면 ATM에서 돈을 빼돌리는 대범한 범죄로 이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610억원의 횡령 사고의 경우에도 거액 인출시 전산을 통한 복수승인 등을 통해 자금 이동을 사전에 막거나 차단하는 장치를 두고 있다.

그런데 우리은행의 경우 수 백억원의 자금이 한꺼번에 인출되는 과정에서 아무런 통제 장치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전산 상의 통제 장치가 아니더라도 결제 과정에서의 복수 점검 과정을 통해 비위 등을 걸러내는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잇단 금융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은 우리은행 내부통제 시스템이 붕괴됐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우리은행은 감사위원회와 준법감시인 등을 통해 영업점과 본부 부서의 내부통제 준수 여부를 감사하고 있다. 45명의 준법감시실 조직은 수시로 영업점 현장 점검을 실시하고, 상시감시시스템을 통해 영업점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또한 영업점의 내부통제담당자에 대한 연수와 교육 등을 통해 영업점 단위에서의 내부통제 준수가 이뤄지도록 지도하고 있다.

그렇지만 지점 ATM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도 이를 막는 장치가 작동하지 않은 것이다. 거액 횡령 사고의 경우 6년 동안 횡령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준법감시인이나 감사위원회 등의 현장 책임은 물론이고 경영진에 대한 책임 추궁이 필연적이라는 평가다.

당장 거액이체가 발생한 2018년 6월11일 은행장을 맡았고 현재 우리금융그룹 내부통제관리위원회 구성원인 손태승(사진) 회장의 관리 책임이 나올 수밖에 없다. 손 회장은 2018년 당시 내부통제관리 책임의 정점에 있었다.

현재는 우리금융지주 이사회 내 상설위원회인 내부통제관리위원회 위원으로 그룹 계열사의 내부통제 체계 기준 마련과 운영실태 점검을 맡고 있다.

이원덕 행장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경영기획그룹 부행장으로 내부회계관리와 재무관리 책임자로 내부통제 체계 운영의 관리 책임자였다. 이 행장은 현재 손 회장과 함께 우리금융지주 내부통제관리위원회 구성원이기도 하다.

김현동기자 citizen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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