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전문점 등 3.8만여곳서 적용
세척 등 매장직원 업무과중 우려
내달초 시행 앞두고 역차별 논란
전국 커피 전문점과 베이커리, 패스트푸드점 등에 적용되는 '일회용컵 보증금제' 시행이 1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전히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음료가 주력이 아님에도 베이커리나 패스트푸드점 등은 포함된 반면 연 4억잔 이상 커피를 파는 편의점업계에는 일회용컵 보증금제가 적용되지 않아 역차별 주장까지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6월 10일부터 커피전문점과 베이커리, 패스트푸드점 등 3만8000여개 매장에 일회용컵 보증금제를 시행한다. 음료를 종이컵이나 플라스틱컵 등 일회용컵에 제공받으면 소비자가 보증금 300원을 추가로 내고, 매장에 컵을 돌려주면 보증금도 돌려받는 제도다.
스타벅스·이디야커피·롯데리아·뚜레쥬르 등 매장 수가 100개 이상인 커피·음료·제과제빵 등 79개 사업자와 105개 브랜드가 보증금제를 적용받는다.
시행을 한 달 앞둔 현재 보증금제 적용 대상인 매장들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늘어나는 고객들로 인한 업무 과중에 더해 반환되는 일회용컵까지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이다. 반환된 일회용 컵을 따로 보관해야 하고 반환된 컵에는 바코드 스티커를 붙여 관리해야 한다.
세척 의무는 없지만 매장 내 위생 관리를 고려하면 세척을 따로 하지 않을 수도 없다. 결국 그만큼 매장 직원들의 업무가 늘어난다는 의미다.
한 커피업계 관계자는 "다 마신 컵을 수거하는 것인 만큼 위생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관리에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며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연간 4억잔 이상의 원두커피를 판매하고 있는 편의점업계가 이번 조치에서 제외된 것이 불공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GS25는 자체 브랜드(PB) 원두커피 '카페25'의 판매량이 1억9000만잔에 달했다.
CU의 PB인 겟커피도 1억6800만잔이 팔렸고 세븐일레븐은 8500만잔이 팔렸다. 지난해 편의점 3사가 판매한 커피만 4억4300만잔에 달한다.
커피전문점 업계 1위 스타벅스의 연간 커피 판매량은 2억잔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상당수는 매장 내에서 머그잔 등 다회용컵을 이용한 주문이다. 반면 편의점 원두커피의 경우 거의 100%가 종이컵이나 플라스틱컵 등 일회용 컵으로 판매된다.
일회용컵 보증금제의 목적 중 하나인 '쉬운 수거'에도 편의점이 포함돼야 더 높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이번에 도입되는 일회용컵 보증금제에는 다른 매장에서 구입한 일회용컵도 수거 편의성을 위해 아무 매장에서나 반납할 수 있도록 돼 있는데, 4만개가 넘는 점포를 확보하고 있는 편의점이 참여하면 수거율과 편의성을 모두 높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편의점의 경우 커피전문점, 패스트푸드점과 달리 컵을 세척할 수 있는 여유 공간이 없는 점포가 많고 1인 근무 점포도 많아 현실적으로 도입이 어렵다는 주장도 있다. 이에 자체적으로 친환경 종이컵이나 플라스틱컵을 도입하고 개인컵 할인을 하는 등의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는 게 편의점 업계의 설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의 경우 점주 수가 많아 일회용컵 보증금제 적용 시 반발이 클 것으로 예상돼 제외된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다"며 "실제로 가장 일회용컵을 많이 사용하는 곳이 편의점인데 편의점만 배제된 것에는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