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파이오니어를 만나다] "SDDC·공공 클라우드 참여… 3년내 매출 5000억 기업 이룰것"

에스넷으로 대주주 바뀌며 자금 압박 해소
통합 커뮤니케이션 등 통합 시너지 가시화
450억 들인 헬스케어도 해외 사업 확장중
"동종업계 최고수준으로 복지·대우 해줄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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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파이오니어를 만나다] "SDDC·공공 클라우드 참여… 3년내 매출 5000억 기업 이룰것"
원종윤 인성정보 대표이사 인터뷰. 이슬기기자 9904sul@



D파이오니어를 만나다

원종윤 인성정보 대표


"공자는 서른 살을 '이립(而立)'이라 부르고, 뜻을 확고하게 세워 펼치는 나이라고 했지요. 서른살이 된 인성정보도 새 뜻으로 또 다른 성장의 30년을 열겠습니다."

원종윤 인성정보 대표의 얼굴에서 30년의 역사가 스치는 듯했다. 1992년 2월 창업 후 30년 한 세대를 지내오며 인성정보는 가파른 성장기와 대중의 스포트라이트, 닷컴버블, 글로벌 경제 위기까지 무수한 변화를 겪어 왔다. 그러면서도 새로운 시도를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수많은 기업이 생겼다 사라지는 중에도 살아남아 IT 산업의 역사를 계속 써 가고 있다.

인성정보는 2020년 동종 사업을 하는 에스넷그룹에 주요 지분을 넘기면서 에스넷그룹의 일원이 됐다. 원격진료 등 신사업 추진과정에서 나빠진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종합 IT서비스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원 대표는 "에스넷과 한 식구지만 인성정보의 색깔을 유지하며 시너지를 키우겠다. 둘다 공개기업이고 주주 가치를 지켜줘야 하는 의무가 있다"면서 "기존 사업과 신규 사업을 동시에 키워 2~3년 안에 5000억 매출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대담=안경애 ICT과학부 부장




◇창립 30년, 새로운 출발= 인성정보에 지난 1년여 기간은 변화의 시기였다. 대주주가 에스넷으로 바뀌고 자금압박이 풀렸다. 서울 테헤란로 본사에서 만난 원종윤 대표에게서는 변화를 향한 에너지가 뿜어져 나왔다. 원 대표는 "M&A를 검토할 당시 부채비율이 200%가 넘었다. 회사가 성장하려면 자본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지배구조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다른 일로 만난 박효대 에스넷그룹 회장에게 고민을 털어놓자 박 회장이 인수를 제안해 왔다. 인성정보는 1992년, 에스넷시스템은 1999년 창업 후 NI(네트워크통합), SI(시스템통합) 사업을 하며 때로 경쟁하며 성장해온 관계다.

원 대표는 "일견 사업영역이 유사한데, M&A 논의를 하며 보니 희안했다. 시장에서 가끔 부딪히기도 하지만 겹치는 고객이 많지 않았다. 그렇다 보니 쉽게 결정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우리 색깔 유지하면서 시너지 낼 것"= 원 대표와 당시 인성정보 최대주주였던 윤재승 전 대웅제약 회장은 박 회장의 인수 제의를 받아들였다. 에스넷은 윤 전 회장의 지분 17.32%와 원 대표의 지분 1.93%를 인수했다. 인성정보 계열사인 아이넷뱅크와 인성디지탈, 하이케어넷도 에스넷그룹에 편입됐다. 원 대표가 "평생 동지"라고 표현하는 윤 전 회장은 상당 규모 지분을 매각했지만 여전히 회사의 주요 주주다.

원 대표는 "자금 확보도 필요했지만 우리의 색깔을 유지하면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느냐도 판단 기준이었다. 합쳐서 규모의 경제를 이루는 동시에 인성정보와 자회사들이 흩어지지 않고 같이 갈 수 있는 구조를 택했다"고 말했다.

회사는 최대주주 변경 후 유상증자를 통해 부채비율을 30%대로 낮췄다. 에스넷그룹과 인성정보그룹의 작년 연결기준 매출을 합치면 약 6000억원 규모로, 향후 3년 내에 연매출을 1조원 규모로 키운다는 목표다.

◇"생계형 창업에 뛰어들다"= 서울대 원자핵공학과를 졸업하고 1984년 현대전자 연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원 대표는 가인시스템 연구원을 거쳐 1992년 인성정보를 세웠다. 원 대표는 "꿈은 교수나 연구원이었지만 2남 2녀의 장남인 상황에서 집안사정이 어려워져 취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철원 전방부대에서 근무하면서 진로를 고민하니 대학 과 친구가 앞으로 컴퓨터가 유망하다더란 얘기를 했다. 수학을 잘 하면 할 수 있다는 얘기에 현대전자 입사에 도전했다"고 말했다.

친구가 가져온 신문 모집공고를 보고 이력서를 썼다. 사진으로 찍어보낸 이력서를 직접 써서 회사에 제출한 이도 그 친구였다. 휴가를 나와 본 입사 시험 결과는 다행히 합격이었다. 입사 후 절실한 마음으로 프로그래밍과 컴퓨터, 데이터 통신을 파고들었다. 전공생만큼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현대전자에서 IBM 터미널 에뮬레이터 개발 엔지니어로 2년 6개월 일하던 그는 대기업 임원들이 젊은 나이에 퇴직하는 것을 보고 탄탄한 IT 중소기업인 가인시스템으로 옮겼다. 증권사 주식 전광판 시스템을 개발하던 회사에서 IBM 터미널 에뮬레이터 개발자로 일했다. 그러다 회사가 주력 사업을 바꾸면서 창업을 결심했다.

그는 "한살이라도 더 먹기 전에 평생 일할 터전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마침 투자 제의도 있어서 실행에 옮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달이라도 월급을 안 받으면 생활이 힘들던 시기에 창업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평생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윤재승 전 회장과의 인연이 그때 맺어졌다.

◇메인프레임을 거쳐 클라이언트 서버 시대로= 원 대표는 가인시스템 출신 2명의 동료와 200만원씩 내서 회사를 세웠다. 그 중 한 명은 군대 동기이자 평생 친구인 김경진 한국델 총괄대표다. 김 총괄대표는 얼마 있다 외국계 기업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두 사람의 인연은 평생 이어져 왔다.

인성정보 창업 당시는 IBM 메인프레임 시대였다. 회사는 IBM 터미널 에뮬레이터와 게이트웨이 사업을 하며 안정적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10년 이 안 돼서 메인프레임 시대가 저물기 시작했다. 위기였다. 10개가 넘던 관련 기업이 거의 문을 닫았다. 원 대표는 "이대로는 회사가 문을 닫겠다는 위기의식이 느껴졌다. 고민 끝에 네트워크 사업이 유망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미국 네트워크장비 기업 쓰리콤과 만나 관련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 성장하던 클라이언트 서버 기반 네트워크 전문기업으로의 변신에 성공한 것. 이후 시스코시스템즈가 부상하면서 관련 사업이 주력이 됐다.

이후에도 시장 변화에 적응해 왔다. 분산 컴퓨팅, 인터넷 환경을 거쳐 가상화 기반의 데이터센터 인프라·솔루션으로 무게가 옮겨졌다. 시스코를 비롯, 델, HPE 아루바, VM웨어의 파트너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통합 시너지 이미 가시화"= 원 대표는 "시스코 제품군이 다양한데 우리는 기업용 네트워크와 전화·영상회의 등 통합 커뮤니케이션을 중심으로 하고, 컨택센터 사업도 하고 있다. 여기에 델 스토리지와 서버 사업도 하고 있어 현대화된 데이터센터에 특히 강점이 있다. 현대화된 데이터센터는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보안, 가상화 기술을 요구하는데 이를 모두 갖췄다"고 설명했다.

국내외 IT 제품에 대한 총판사업도 한다. 자회사 중 인성디지탈은 SW(소프트웨어)와 보안제품 총판, 아이넷뱅크는 시스코와 바코드, RFID, CCTV 총판 사업을 한다.

원 대표는 "에스넷과 사업 영역이 비슷해 보이지만 다르다. 우리는 SW와 서비스에 강하고 커머셜 고객이 많은데 에스넷은 대형 엔터프라이즈 거래처에 강하다. 또 에스넷은 유통이 없지만 우리는 있다. 개발도 에스넷은 AI(인공지능)와 IoT(사물인터넷)를 주로 하고, 우리는 통합 커뮤니케이션, 헬스케어를 한다"고 설명했다.

통합 후 서로의 강점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시너지를 만들어가고 있다. 에스넷의 자회사 굿어스에 있던 SD WAN(SW정의 광역망) 사업조직은 통째로 인성정보로 이관됐다. 원 대표는 "전문 엔지니어를 교류하고, 에스넷이 우리 총판 자회사를 통해 솔루션을 구매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제 다시 성장이다"= 개선된 재무 상황을 바탕으로 인성정보는 성장만을 바라보며 사업을 펼칠 수 있게 됐다. 신규 사업으로 투자를 집중해온 원격진료 사업의 성과가 늦어지면서 연 매출 2500억 대에서 10년 이상 머물렀지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에스넷그룹과 인성정보그룹을 합해서 빠른 시간 내에 1조 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다.

원 대표는 "2~3년이면 1조가 될 것으로 본다. 인성정보는 2~3년 내에 5000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올해 목표는 작년보다 40% 성장한 3600억원"이라고 말했다. 이어 "작년 1년간 기존 사업을 성장모드로 정비했다"고 밝혔다.

◇모던 데이터센터·하이브리드 워크에 기대= 기존 사업 중 가장 기대를 거는 것은 현대화된 데이터센터다. 그는 "우리는 SDDC(SW 정의 데이터센터)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다양한 프로젝트와 레퍼런스를 갖고 있다. SDDC에 대한 수요도 많다"고 말했다.

기업용 네트워크 영역도 하드웨어 중심에서 SW와 서비스로의 전환이 이뤄지고 있어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사업 기회도 늘고 있다. 통합 커뮤니케이션 분야는 하이브리드 워크 수요가 커지고 있다. 인성정보는 시스코 솔루션에 자체 개발한 솔루션을 묶은 클라우드 기반 구독 서비스를 선보였다. 기존 오금동 사옥을 활용해 자체 클라우드 서비스를 내놓는 한편 하이브리드 워크와 클라우드 콜센터를 위한 공간도 마련했다.

회사는 연초 조직개편을 통해 ICT인프라사업부문과 전략사업추진실을 신설하고, 삼성SDS 및 미라콤아이앤씨 출신 손영삼 부사장이 조직을 이끌도록 했다.

원 대표는 "고객접점을 늘리고 고객의 비즈니스 고민을 같이 해서 해법을 제안하고 그들이 성과를 내도록 컨설팅부터 솔루션, 운영, 서비스까지 모든 것을 제공하는 체제로 바꾸고자 한다. 그런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영업대표를 모셨다"고 밝혔다.

◇클라우드 MSP·메타버스 개척= 클라우드 사업도 본격적으로 전개한다. 올초 클라우드사업추진단을 신설하고 틸론 출신 조기영 부사장을 영입했다. 원 대표는 "클라우드는 후발주자지만 SDDC는 많은 레퍼런스가 있다. 이를 바탕으로 공공 클라우드 구축·이전 사업에 참여할 계획"이라면서 "궁극적으로는 클라우드 MSP(관리서비스 기업) 사업을 하려 한다. 퍼블릭 클라우드 MSP와 차별화해서, 프라이빗 클라우드 구축과 멀티 클라우드 운영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메타버스와 디지털 트윈도 주목한다. 게임, 엔터테인먼트 같은 가상세계에 그치지 않고 실생활·실세계까지 연결해 디지털 트윈 형태로 구현하겠다는 구상이다.

◇"헬스케어 사업, 이제는 성과 낼 때"= 인성정보는 헬스케어에 18년 가까이 투자해 왔다. 그러나 국내 시장은 여전히 규제에 묶여 있다. 회사는 미국에서 기회를 키워가고 있다. 헬스케어 사업은 자회사 하이케어넷이 맡는다.

원 대표는 "지금까지 헬스케어에 450억 정도를 투자했다. 원격의료와 만성질환 관리 플랫폼 사업을 국내에서 성공한 후 해외로 나가려 했는데 규제가 발목을 잡았다. 시범사업만 많이 했다. 도저히 국내에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10여 년 전에 해외로 나갔다"고 밝혔다.

20여 국에 진출했는데 가장 큰 시장은 미국이다. 미국은 세계 원격진료 시장의 80~90%를 차지한다. 인성정보는 미국 전역 군인 대상 공공보험회사인 베테랑어페어스를 통해 1만 가구 이상에 원격진료 플랫폼을 공급했다. 올해는 1차보다 큰 규모의 2차 사업이 예정돼 있다.

노인 타깃 공공보험 시장도 진출을 준비 중이다. 하반기에 사업을 시작해 내년부터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에서 파트너를 통해 사업을 하던 것에서, 직접 현지법인을 세울 예정이다. 상반기 중 해외향 원격의료 상담 서비스도 선보일 계획이다.

원 대표는 "국내는 코로나19 상황에 한시적으로 원격진료가 허용됐는데, 규제가 해소되면 국내 사업도 전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후배들에게 1등 기업 물려주고파"= 창업의 동기는 자신이 평생 일할 터전을 만들기 위해서였지만 지금 원 대표를 뛰게 하는 꿈은 다르다.

그는 "한 분야에서 1등 하는 기업으로 만들어서 후배들에게 물려주고 싶다. 나를 믿고 투자해 준 에스넷의 기대에 부응하는 성과를 내는 것도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최고 수준은 힘들더라도 직원들에게 동종 업계 최고 수준의 복지와 대우를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오늘 이 자리에 있는 것은 수많은 주변의 도움 덕분"이라는 원 대표는 "20년 전에 따져봤는데, 취업 전부터 1999년 IPO(기업공개)까지 받은 주변의 도움만 최소 40번이 되더라. 인복 하나는 타고 난 것 같다"면서 "이제 내가 받은 것들을 돌려주고 나눠주겠다"고 밝혔다.

안경애 ICT과학부 부장 naturean@dt.co.kr

사진=이슬기기자 9904sul@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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