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애 ICT과학부 부장
![[안경애 칼럼] `디지털 플랫폼 정부` 성공조건](http://contents.dt.co.kr/images/202204/2022041802102269650001[1].jpg "[안경애 칼럼] `디지털 플랫폼 정부` 성공조건")
걱정스러운 것은 자칫 기술 이슈에 집중한 나머지, 플랫폼에 담을 가치와 풀어야 할 문제를 제대로 정의하지 못하는 것이다. 정부와 기업, 개인이 함께 하는 '시너지 생태계' 설계도 절대 소홀해선 안 된다.
2000년대 초 본격화된 전자정부가 세계적 성공사례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대통령부터 현업 부처, 정보화 전담부처, 예산당국이 '원팀'이 됐기 때문이다. 당시 정부는 해결해야 할 주요 문제를 정의하고 장기 로드맵과 예산 계획을 수립해 실행에 옮겼다. 그러면서 경제와 민생, 일자리를 키우기 위해 공공시스템 구축과 병행해 창업 지원과 디지털 데이터·콘텐츠 확보에 집중했다. 그 토양 위에서 인터넷, 모바일뿐 아니라 게임, 콘텐츠, 인공지능까지 혁신기업들이 클 수 있었다.
디지털 플랫폼 정부가 성공하려면 무슨 문제를 풀지 제대로 정의해야 한다. 세계는 탈세계화와 지정학적 갈등 속에 심각한 공급망 문제와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다. 에너지와 원재료, 식량 공급불안과 가격 급등은 국민의 삶의 질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의 기초체력을 흔들 수 있다. 요소수급의 대란이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모른다.
시시각각 급변하는 상황에 국가 위기대응 능력을 높이려면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체계 구축이 필수다. 이를 위해선 각 부처와 기관에 흘어져 있는 데이터를 모으고, 맥락없이 쌓여있던 데이터를 제대로 연결해 그 안에 담긴 시사점을 캐내야 한다. 데이터를 연결하고 숨은 맥락을 찾는 과정에서 그동안 각각 떨어져서 작동하던 기관들이 협업하고 공조하는 경험을 쌓을 수 있다.
탄소중립과 에너지 부족문제 대응에도 디지털 플랫폼 전략이 필수다. 태양광, 풍력 등 생산과 공급이 불안정한 신재생에너지와 전통 화석연료 에너지, 원자력 등을 연결해 최적의 조합을 만드는 데도 디지털 플랫폼이 효과적인 도구다. 이 과정에서 에너지 소비자인 개인과 가정을 또 하나의 활동주체로 참여시키는 게 필요하다. 그들이 에너지 소비자이자 생산자로서 에너지 생태계의 윤활유 역할을 하는 스마트 프로슈머로 활동하고, 남는 에너지가 자유롭게 거래되도록 해야 한다.
헬스케어와 고령화 문제도 디지털 플랫폼으로 해법을 찾아야 한다. 코로나19 상황에 효과가 확인된 비대면 진료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고령자와 만성질환자를 중심으로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탈탄소 산업구조 전환, 금융선진화, 사이버안보시스템 구축, 소상공인·자영업자 디지털 전환, 코로나 극복, 일자리 양적·질적 발전 등 차기 정부 핵심 공약에 디지털 기술을 120% 활용해야 한다. 디지털 플랫폼의 약점을 파고드는 보안공격에 대비하려면 국가 보안전략과 투자체계도 전면 재정비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산업·인력 생태계를 건강하게 키우는 것이다. 기업과 인력들이 제대로 실력 발휘할 수 있도록 대가체계와 합리적인 사업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 대·중·소기업, 스타트업 등 다양한 기업주체들이 공공시장에서 각각의 강점을 활용해 공조하고 오픈 이노베이션을 펼치는 환경을 열어줘야 한다.
열악한 대가수준과 구독서비스 시대에 맞지 않은 현장개발 등 과거식 사업구조를 고치지 않으면 공공 시장은 기피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가장 실력 있는 기업과 인력들이 매력을 느끼도록 해야 디지털 플랫폼 정부가 성공할 수 있다. 정부가 방향을 제시하고 기업에 일거리를 주는 용역방식 사업에서 벗어나 민간투자형, 기업 플랫폼 활용형, 기업과 공공기관이 팀을 짜서 추진하는 챌린지형 등 유연한 사업방식 도입도 필요하다. ICT과학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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