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 위반' 이유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실무위원에서 해촉된 조상규 변호사가 '갑질 의혹'을 폭로하면서, 인수위 내 잡음이 일고 있다. 조 변호사는 지난해 8월 '고발 사주 의혹' 당시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으로 당시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에 대한 고발장을 작성한 인물이다.
조 변호사는 29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촉 절차가 진행된다면 당사자에게 해명 기회를 주는 게 적법 절차"라며 "저는 어떤 소명 절차를 밟지 못했다"고 밝혔다.
자신의 '셀카'를 둘러싼 보안 유지 위반 논란과 관련해선 "인수위에서 사진을 찍지 말라는 지시 사항이 없었고 해당 사진이 문제 된다고 통보한 사실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사진에서는 (경호 차량의 번호판이) 아주 뒤에 있어서 잘 보이지도 않는다"면서 "보인다고 해도 이미 경호 차량 번호판이 명확히 다 나온 사진이 인터넷에 허다하다"고 말했다.
그는 "어렵게 얻은 정권 교체의 기회를 잘 살려 윤석열 정부가 성공하기 위해서 저는 이유를 불문하고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실무위원직을 사퇴하겠다"고 선언했다.
조 변호사는 자신의 해촉 배경에 권영세 인수위부위원장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그는 "박성중 간사와 이야기했을 때 '권영세와 왜 사이가 안 좋아?'라는 질문이 나왔다"면서 "또 내가 인수위에 전문위원도 아닌 실무위원으로 들어왔을 때 권영세 팀에서 난리가 났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조 변호사와 권 부위원장은 21대 총선 당시 서울 용산에서 미래통합당 후보 경선을 치렀다.
인수위 과학기술교육 분과 내에서 갑질이 있었다는 취지의 폭로도 했다. 조 변호사는 인수위 과학기술교육분과의 한 인수위원을 지목하면서 "방송통신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자신이 출연한 방송을 안 봤다고 부처 관계자들에게 호통치고, 교육부 업무보고 30분 전 혼자 부처 사람들을 정신 교육 시켰다"고 밝혔다.
한편, 인수위는 전날 "실무위원 1인에 대해 해촉을 완료했다"며 조 변호사의 해촉 사실을 공식화했다. 당시 인수위는 구체적인 해촉 사유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권준영기자 kjykjy@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과학기술교육분과 실무위원에서 해촉된 조상규 변호사가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에 위치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앞에서 소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