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디지털 신바람에 새정부 성패 걸어라

안문석 고려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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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3-23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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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디지털 신바람에 새정부 성패 걸어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정치 입문을 선언한 지 8개월 만에 대통령에 당선된 정치 신인이다. 엄청난 속도로 변하는 환경 속에서 우리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문제들과 씨름하고 있다. 기성 정치인의 과거 경험이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하는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그래서 세계는 정치 신인을 고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4차 산업혁명의 거센 물결이 이미 우리 가까이 다가와 있다. 거시적으로 보면, 인류 역사는 첨단기술이 밀고 새로운 수요가 이끌면서 진화해 왔다.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IoT(사물인터넷), 블록체인, 모바일 등 첨단기술이 밀고, 매순간 새롭게 등장하는 수요가 이끌고 있다. 이들 첨단기술은 새로운 생활공간, 새로운 인간, 새로운 생산체제, 새로운 조직형태를 만들어 내고 있다.

윤석열 당선인은 선거과정에서 '디지털플랫폼정부'를 구축하겠다는 방안을 밝혔다. 이를 통해 디지털 경제 패권국이 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제시했다. 당선인의 차기 정부는 메타버스가 생활공간이 되고 비대면이 일상화되는 한편 NFT(대체불가토큰) 기반의 새로운 소유질서가 만들어지고, 지능로봇이 인간과 협업을 하는 세상 속에서 운영될 것이다.

이런 새로운 세상의 도래는 초기에 큰 혼란을 수반한다. 혼란을 수습하고 첨단기술이 주는 장점을 뿌리 내리기 위해서는 새로운 거버넌스가 등장해야 한다. 정책 결정 과정과 행정, 그리고 조직이 새롭게 설계되어야 한다. 새로운 거버넌스를 설계할 때 도움이 될 몇 가지 정책과제를 생각해 보았다.

첫째, 4차 산업혁명 시대엔 인공지능과 데이터가 국력의 원천이 된다. 국가 간 치열한 경쟁을 이기고 선두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인공지능과 데이터를 세계에서 가장 잘 사용하는 국가'를 만들어야 한다. 학교에서의 교육내용이 바뀌어야 하고, 공무원을 포함하여 모두가 재교육을 받아야 한다.

둘째,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다양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모든 분야에서 지혜로운 사람을 능동적으로 찾아서 활용해야 한다. 정책결정과 행정문제 해결에서 이데올로기적 접근을 피하고 문제 중심, 데이터 중심, 현장 중심의 과학적 접근을 따라야 한다.

셋째, 한국인은 신바람이 나면 기적을 만드는 민족이다. 신바람 나는 세상, 신명 나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구시대의 낡은 규제를 과감히 철폐해야 한다. 규제 혁파를 통하여 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 '시장을 이기는 정부는 없다'는 것을 명심하고 시장과 정부가 협업해야 한다. 윤 당선인이 대통령 비서진을 구성하면서 각 분야 최고의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민관합동위원회를 설치한다고 하는데, 시장의 상황을 제때 잘 반영하기 위한 장치로 기대된다.

넷째, 탄탄한 정부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책결정과 행정의 투명성과 중립성, 전문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모든 정책결정 과정과 행정 과정이 투명하게 기록되고 공개되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공공기관에서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잘못된 정책은 과감히 수정하는 용기도 정부 신뢰 확립에 필요하다.

다섯째, 현실을 못 따라가는 법령 때문에 정부 불신과 행정 불신이 생긴다. 따라서 현실과 법령 사이의 괴리를 줄이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국회의 입법과정을 이런 방향으로 개혁해야 한다. 현재의 법령 위주 감사 관행도 개선되어야 한다.

여섯째, 당선인이 제시한 디지털플랫폼정부의 성공적인 구축과 운영을 위해서는 새롭고 강력한 조직이 필요하다. 여러 부처에 산재되어 있는 전자정부 관련 업무를 통합하여 디지털정부혁신처(가칭)를 만드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이 정보화사회의 우등국가가 되고 전자정부 1등 국가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정보화사회의 도래를 예견하고 미리 준비했던 역대 대통령 등 지도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의 성공적인 정착은 이제 정치 신인인 차기 대통령의 몫이 되었다. 대통령 당선인에 거는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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