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워터 인 배터리(WIB)' 본격 개발
열폭주 시 방화물질 침투해 산소, 열 차단
'폭발없는 ESS 기반 전기차 충전소' 목표
전기차 화재 등 배터리 열화에 따른 폭발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배터리 화재를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는 'WIB(Water-in-Battery)'가 주목받고 있다.
18일 UNIST(울산과학기술원)에 따르면, 김영식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팀과 한국동서발전, 교원창업기업 포투원,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TC) 등이 'WIB 시스템 기술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워터 인 배터리'로 불리는 WIB 기술은 특수 방화물질이 녹인 용액 속에서 배터리를 작동시키는 이차전지 시스템이다. 정상 작동 시에는 배터리의 열을 낮춰 수명을 향상시키고, 배터리가 열폭주를 일으키면 표면의 방화물질이 침투해 산소와 열을 차단해 화재를 조기 막아준다.
배터리 화재 발생 3요소인 온도, 탈물질, 산소 중 온도와 산소를 제어해 화재를 차단하는 것으로, 비상 시에 산소와 발화점을 차단해 화재 및 폭발을 원천적으로 막고, 정상 시에는 발열 흡수를 통한 온도 상승을 방지해 장수명을 유지한다.
연구팀은 WIB시스템을 적용한 시간당 100㎾급 ESS(에너지저장장치) 시스템을 설계·제작해 구축하고, 실증협력에도 나선다. 최종 목표는 신재생에너지와 연계해 폭발 없는 ESS 기반 전기차 충전소를 운영하는 것이다.
김영식 UNIST 교수는 "최근 5년간 국내에서 약 30건의 ESS 화재가 보고되는 등 배터리 화재 문제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WIB 시스템은 바닷물 속에서 작동하는 해수전지가 화재에 안전하다는 점과 전기차 화재 진압을 위한 침수 소화 사례에서 착안해 방화물질 속에서 작동하는 배터리 시스템을 구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산업통상자원부와 울산광역시의 지원을 받아 해수전지와 해양특화전지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WIB 시스템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직접 제작한 ESS 모듈을 활용한 열폭주 시험에서 시스템 성능을 직접 검증했고, WIB 기술을 적용한 ESS는 기존 ESS에 비해 폭발과 추가 화재 전이도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을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에서 진행한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교원창업기업은 포투원은 한국동서발전과 WIB 시제품 제작에 참여해 1년 간의 실증 기간을 거쳐 내년 하반기에 상용제품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김영식 교수는 "WIB 시스템은 기존 ESS 시스템의 개념을 뒤엎는 독창적인 아이디어의 결과물"이라며 "앞으로 세계 ESS 시장의 활력을 불어넣을 신기술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특수 방화물질을 녹인 용액 속에서 배터리를 작동시켜 화재를 차단하는 'WIB 시스템' 개발에 본격 나선다. 사진은 WIB 시스템이 적용된 시제품 모식도. UNIST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