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3개월만에 기준금리 인상
연준 인상속도 더 빨라질수도
"한은도 많게는 6번까지 가능"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년 3개월만에 긴축 기조로 전환했다. 긴축의 강도와 함께 금리인상 속도도 빨라질 전망이다. 연준의 긴축기조가 본격화 됨에 따라 물가안정을 위한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행보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현재의 인플레이션 기조를 감안할때, 한은이 올해 최대 6회의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연준은 1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발표한 성명에서 현재 0.00~0.25%인 기준금리를 0.25~0.5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FOMC 위원들의 정책금리 기대를 보여주는 점도표(dot plot)를 보면 올해 말 금리 수준은 1.875%로 예측했다. 이는 올해 남은 6번의 FOMC 회의 때마다 0.25%포인트씩 기준금리를 인상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금리를 더 빨리 올리는 것이 적절하다고 결론을 낸다면 우리는 그렇게 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향후 인상 폭과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연준의 긴축기조는 미국이 40년만의 최고 물가 상승률을 기록하는 등 인플레이션이 심각한 상황이라는 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준은 올해 물가 상승률을 지난해 12월 전망치 2.6%보다 훨씬 높은 4.3%로 올렸다. 연준의 물가 목표치는 2%다. 연준은 또 성명서에서 "다가오는 회의에서 국채와 기관 부채, 주택저당증권(MBS)의 보유를 줄이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이르면 다음 회의 때부터 양적 긴축이 시작될 것임을 시사했다.
연준의 이번 기준금리 인상은 충분히 예상된 사안이다. 그러나 향후 연속적이고 급격한 금리 인상이 일어날 경우, 파장은 시장의 전망치를 훨씬 뛰어넘을 수 있다.
시장에서는 연준의 긴축기조가 고스란히 국내 금융시장에도 반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석원 SK증권 지식서비스부문장은 "현 상황이 지속되면서 연준이 한 번에 0.5%포인트 기준금리를 올려야 할 환경이 조성된다면 증시에는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국내 금리 수준 역시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우크라이나 전쟁이 확전양상으로 번지지만 않는다면 한은도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미 연준의)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되면서 금융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며 "시장은 올해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횟수를 3번 정도로 보고 있지만 연준의 인상 속도 기조에 따르면 한은도 많게는 6번까지도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내달 14일 통화정책방향을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 수준을 결정할 예정이다. 인플레이션 뿐만 아니라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투자 자금 유출, 원화 가치 하락 등을 고려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4월 금통위는 이주열 총재의 임기가 이달 종료돼 대행 체제로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 연준의 기준 금리 인상 속도가 얼마나 빨라지느냐에 따라 실질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지속적인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문혜현·이영석기자 moone@dt.co.kr
미 연준의 가파른 금리 인상 기조에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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