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근로제 등 법개정 필요 사안
172석 민주당 동의 없이는 불가
최저임금제 개편도 노동계 반발
172석 민주당 동의 없이는 불가
최저임금제 개편도 노동계 반발
![[신·구 권력갈등] 52시간·중대재해법 파열음 우려… 여소야대 `정책협치` 가시밭](http://contents.dt.co.kr/images/202203/2022031702150332781001[1].jpg "[신·구 권력갈등] 52시간·중대재해법 파열음 우려… 여소야대 `정책협치` 가시밭")
주 52시간 근로제의 선택적 근로시간제(선택근로제) 연단위 확대 적용, 중대재해처벌법(중대재해법) 수정,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민간확대 적용 반대 등 윤 당선인의 공약의 대부분은 법 개정이 필요한 만큼 172석을 가진 더불어민주당의 동의 없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표면적으로는 '통합과 협치', '허심탄회한 대화'를 강조하는 양쪽이지만, 전문가들은 공약 이행 과정에서 곳곳에서 충돌과 파열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주52시간 근무제의 경우 가장 첨예하게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윤 당선인은 현재 연구직은 최대 3개월, 일반 사무직은 최대 1개월 동안 허용하고 있는 선택근로제의 범위를 1년으로 늘려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는 문재인 정부 5년 간 경제계가 끊임없이 요구했음에도 노동계의 반발로 인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중대재해법 역시 갈등이 예상된다. 윤 당선인은 지난 1월 창원에서 진행된 기업인 간담회에서 중대재해법 때문에 해외자본의 국내 투자가 이뤄지기 어렵다며 관련 시행령을 다듬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으며, 또 대선 TV 토론에서도 소규모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법 확대에 현실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내놓았다.
최저임금제도 개편도 노동계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윤 당선인은 최저임금을 지역과 업종에 따라 차등적용하는 개편 방안을 제시한 바 있는데, 이 역시 노동계가 강하게 반발하는 대목이다.
이 밖에도 윤 당선인은 공공기관 노동이사제에 대해 공공기관에만 한정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지만, 민주당은 우선 공공에 적용한 뒤 민간에 확대하겠다는 방침이어서 마찬가지로 갈등이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경제계는 윤 당선인에게 노동규제 완화와 경제살리기 공약을 지켜줄 것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 상근부회장은 이날 고용노동부 주무 책임자와 주요 기업 최고안전책임자(CSO)를 만나 중대재해법 개정을 요청했고, 경총을 비롯한 경제단체들은 빠른 시간 내에 새 정부에 해당법 개정을 건의할 방침이다.
이 부회장은 "기업들이 안전관리 수준 향상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음에도, 최근 사망사고 발생이 끊이지 않고 있어 참으로 안타까운 심정"이라면서도 정부가 관련 수사에 더욱 신중을 기해줄 것을 제언했다. 이 부회장은 특히 "사고 발생만으로 대표가 수사를 받는다면 기업 경영이 위축되고 안전에 대한 의지도 약화돼 산재 예방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경영자들이 처벌의 공포에서 벗어나 사업장 안전관리에 더욱 매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도 일자리 확대를 위해 노동시장에서의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한국경제학회가 이날 공개한 '노동유연성' 주제의 경제토론 설문 결과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31명 중 25명(80%)은 안정적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국내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확대해야 한다고 답했다.
학회에 따르면 세계경제포럼(WEF)의 노동시장 유연성 평가 부문에서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국 중 25위를 차지했다.
이종화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변화하는 고용환경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서는 인력과 직무 조정의 용이성을 높여야 한다"면서 "연공서열형 임금체계에 대한 개선도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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