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동차 기업인 일본 도요타가 기존 연공서열을 타파하고 성과주의 중심의 인사·임금 체제를 도입하면서 국내 기업들도 이를 주목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17일 발표한 '최근 도요타의 인사·임금제도 혁신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도요타는 최근 3년여에 걸쳐 기존 연공서열 중심의 임금체계를 성과 중심으로 개편하고, 신속한 의사결정 체제 구축과 연령·근속에 상관없는 유연한 배치·승격 등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도요타의 인사·임금제도 변화는 성과에 따른 차등보상 확대, 평가제도 개선, 자격(직급)체계 조정 등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2019년 과장급 이상의 '관리직' 부문에서 시작해 2020~2021년엔 주임급 이하 '일반 사무직'과 현장 '기능직'으로 확대됐다.
경총은 "급변하는 시장 경쟁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능력중심 인사와 성과에 따른 보상으로 개인의 동기부여를 혁신해야 한다는 도요타 노사의 일치된 생각에서 비롯된 결과"라고 풀이했다.
도요타는 2019년 기존 5단계로 구분돼 있던 관리자급 인력을 '간부직'으로 통합해 연공서열에 상관없이 유능한 인재를 조기 성장시킬 수 있는 체제를 구축했다.
또 기본임금의 일률적인 정기승급을 폐지하고 성과주의를 강화했으며, 상여금 역시 직위가 낮아도 성과가 높을 경우 더 많은 보상이 가능한 구조로 개편했다.
2021년에는 개인평가에 의한 차등적 기본임금 조정방식을 전 직원으로 확대 적용해 성과중심 임금체계를 전사적으로 강화했다.
또 일반 사무직의 평가체계를 개선해 성과가 클수록 높은 보상(승급)이 가능해지고,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임금동결까지 가능하도록 유연한 보상의 토대를 마련했다.
이 과정에서 도요타는 노사 확대간담회, 전사적 공청회 등을 개최해 충분한 노사 의견을 청취하고 제도를 수정·보완했다고 보고서를 설명했다.
도요타 노조는 회사의 혁신 방향에 공감하고 협력했고, 회사는 제도 이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고령인력의 동기부여 저해나 처우 하락 예방 조치를 마련하며 노사가 함께 노력했다고 경총을 전했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도요타의 인사·임금제도 개편의 핵심은 '더 열심히 일하고 성과가 좋은 직원에게 더 많은 기회와 보상을 준다'로 요약할 수 있다"며 "기존 연공서열 중심의 제도와 관행으로는 격변하는 글로벌 경쟁 환경에서 생존하기 어렵다는 전략적 판단으로 읽힌다"고 말했다.
이어 "도요타 노조가 기업의 당면 과제와 위기의식에 공감해 성과에 따른 차등 보상정책을 적극 수용하고, 혁신에 동참하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며 "산업경쟁국이라 할 수 있는 일본보다 인사·임금제도의 연공성이 높은 우리기업의 노사가 주목해야 할 사례"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