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2012년 선거 토론 유일하게나마 본 이유는 박근혜에 대한 호기심 때문”
朴 맹폭 “막상 들어보니 국정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았고, 머리에 든 것도 없어 보여”
“미리 준비해온 자기 할 말을 앵무새처럼 반복할 뿐…토론의 흐름 따라가지 못했다”
“이정희의 무례한 언동만 부각…朴의 꼭두각시 같은 토론 능력, 별로 이슈 되지 않고 끝나”
“韓 수구 세력 후보들이 하는 발언 들으면서 느끼는 불쾌감, 오래 버티기 어려워”
“그런 불쾌감은 듣는 동안만이 아니라, 끝나고 나서도 꽤 오래 지속”
朴 맹폭 “막상 들어보니 국정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았고, 머리에 든 것도 없어 보여”
“미리 준비해온 자기 할 말을 앵무새처럼 반복할 뿐…토론의 흐름 따라가지 못했다”
“이정희의 무례한 언동만 부각…朴의 꼭두각시 같은 토론 능력, 별로 이슈 되지 않고 끝나”
“韓 수구 세력 후보들이 하는 발언 들으면서 느끼는 불쾌감, 오래 버티기 어려워”
“그런 불쾌감은 듣는 동안만이 아니라, 끝나고 나서도 꽤 오래 지속”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주진형 전 최고위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무서운 영화 같은 후보 토론'이라는 제하의 글을 통해 "며칠 전 열린 중앙선거위 주최 대통령 후보 토론 방송의 시청률이 32%나 되었다고 한다"면서 "게다가 2월 초에 열린 방송 3사 주최 토론 중 첫 토론에선 시청률이 38%로 근래 들어 가장 높은 시청률이라고 한다. 시청률이 32%라는 것은 거꾸로 68%가 안 보았다는 뜻이기도 하니 대다수가 보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이번 선거에선 과거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본다는 뜻"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주 전 최고위원은 "그러나 나는 대통령 후보 토론을 거의 안 본다. 며칠 전 대선 후보 토론을 오랜만에, 그러니까 10년 만에, 채널 돌리다가 아주 잠깐 보았는데 사실 나는 대통령 후보 토론을 본 적이 거의 없다"며 "1997년 김대중과 이회창 그리고 이인제의 토론을 보지 않았고, 노무현과 이회창의 토론도, 정동영과 이명박의 토론도 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다가 박근혜 문재인 이정희의 토론은 딱 한 번 봤다"며 "그 이후 2017년 문재인, 홍준표, 안철수의 토론도 보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이건 내가 정치에 심드렁 해서가 아니다. 나는 정치관여층이다. 그런 내가 대선 토론 방송을 안 보는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며 "아마 가장 큰 이유는 내가 알찌감치 지지할 후보를 정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토론 방송은 원래 유권자로 하여금 후보 선택을 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나는 도움 받을 필요가 없었다. 정치인들에게 대단한 기대를 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투표를 한다면 누구에게 투표할 지를 갖고 고민을 해본 적은 없다"면서 "이미 지지할 후보를 정했으니 굳이 토론을 볼 이유가 없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내가 2012년 선거 토론을 유일하게나마 본 이유는 박근혜에 대해 호기심 때문이었다. 그는 박정희의 후광을 업고 일종의 신비주의를 구사해온 정치인이어서 상대방의 반박에 즉각 대응해야 하는 토론에서 어떻게 하는지 궁금했다"며 "막상 들어보니 예상보다 훨씬 국정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았고 머리에 든 것도 없어 보였다. 미리 준비해온 자기 할 말을 앵무새처럼 반복할 뿐 토론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주 전 최고위원은 "그러나 그 토론은 이정희의 무례한 언동만 부각되고 박근혜의 꼭두각시 같은 토론 능력은 별로 이슈가 되지 않고 끝났고, 박근혜는 당선이 되었다"며 "기껏 보았는데 그 토론은 유권자들의 의사 결정에 별 영향을 끼치지 못했던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평가했다.
그는 "토론을 안 보는 두 번째 이유로 들 수 있는 것은 나의 약해진 신경을 들 수 있다. 나는 나이가 들면서 잔인한 영화나 감정을 지나치게 자극하는 장면이 나오는 영화를 피하게 되었다. TV에서 그런 장면이 나오면 아예 채널을 잠깐 돌렸다가 몇 분이 지난 후 돌아온다"면서 "마찬가지로 한국 수구 세력 후보들이 하는 발언을 들으면서 느끼는 불쾌감은 오래 버티기가 어렵다. 그런 불쾌감은 듣는 동안만이 아니라 끝나고 나서도 꽤 오래 지속된다. 그런 사람들이 하는 말을 두 시간 동안 보고 있으려면 정말 신경이 두꺼워야 할 것 같은데 나는 그럴 자신이 없다"고 했다.
주 전 최고위원은 "일반적으로 대선 후보 토론이 과연 선거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선 논란이 많다. 하지만 토론을 보고 마음을 바꾸는 사람이 그렇다고 아주 없지는 않은 것 같다"며 "이번에는 과거보다 조금 더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윤석열의 막무가내 식 태도나 무식이 조금씩 눈에 보이기 시작한 것이 아니냐는 말도 주위에선 들린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그는 "그래도 나는 차마 못 보겠다. 한국의 대통령 선거 토론은 5년에 한 번 찾아오는 무서운 영화 같다"면서 "그리고 나는 마치 영화관에서 무서운 장면에 질려 눈 감고 있다가 영화가 끝난 후 어떻게 끝났는지 물어보는 심약한 사람인 셈"이라고 덧붙였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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