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용 칼럼] 소양 없는 대한민국 정치인

김영용 전남대 명예교수·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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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1-27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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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용 칼럼] 소양 없는 대한민국 정치인
대한민국의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둔 후보자들이 공약 발표와 각종 기관 방문 및 면담 등으로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그런데 언론에 발표하는 공약이나 특정 사안에 대한 견해를 살펴보면 후보자들이 사회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자원 제약 하에서 자기중심적 인간들이 함께 살아가는 사회 운행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큰 그림은 없고, 어떤 논리와 현실적 필요성에서 나온 것인지도 알 수 없는 파편 같은 공약들이 일관성 없이 어지럽게 제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국민의 생명과 자유와 재산을 보호함으로써 항구적인 국가의 존재를 담보할 국정 철학이 보이지 않는다. 후보자들을 돕는 이른바 브레인들의 수준도 그렇다.

병사 봉급을 올리겠다는 공약은 병력 자원 감소에 따른 징병제와 지원제를 포함한 군제도 개편, 북 핵무기에 대한 우위 전력 확보를 비롯한 국가안보에 관한 큰 그림이 있어야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 엉성하지만 윤석열 후보의 한미동맹 강화 공약 정도를 제외하면 국가 안보에 대한 큰 틀이 보이지 않는다. 그런 것 없이 봉급 인상만 내세우는 것은 청년들 표를 얻기 위한 저급한 공약일 뿐이다. 기본 소득이나 청년들에게 100만원을 지급하겠다는 공약도 마찬가지다. 소득과 세금에 대한 이해가 없다고 해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이 후보자들의 공약이 허황하고 부실한 이유는 그들이 가진 지식의 일천함과 스스로 사고할 수 있는 지성의 부재에서 연유한다. 또한 지성의 부재는 도덕성 결여와 상승작용을 일으켜 일부 후보자들은 일반 시민으로서의 품격이나 갖췄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래서 오늘날 한국에서 가장 낙후되고 비용만 유발하는 분야가 정치가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권에 막강한 권한이 주어지는 구조가 정치 현실이다. 인간과 사회가 무엇인지, 사람들은 어떻게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쟁하고 협동하며, 그 결과 부가 축적되어 풍요로운 사회가 이룩되는지에 대한 이해가 없는 인사들이 정치권력을 쥐고 한국 사회를 어지럽혀 온 것이다.

필자를 비롯하여 지금 정치를 주도하고 있는 인사들은 자기 생각을 글로 써 본 교육을 받아본 적이 거의 없다. 책을 읽고 독후감을 써 본 적도 별로 없다. 그저 4지 선다형 문제의 답을 골라내는 공부(?)만 열심히 했을 뿐, 스스로의 사고 능력을 키우는 훈련을 해 본 적이 없다. 그러니 자기 생각이 자랄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공부를 잘해서 이른바 명문학교를 졸업하면 사회에서 우수한 인재로 인정받았고, 당사자들도 이를 당연하게 생각했다. 그런 인사들이 대한민국의 인재를 자처하며 이 세상을 바꾸겠다는 사명감으로 무장하고 정치권으로 모여들어 벌이는 작태가 대통령 선거를 40일 앞둔 지금 한국의 모습이다.

정치인들의 지적 수준이 낮은 현상은 한시적 우연이 아니라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국가 손아귀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교육에서는 기대할 것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도 대학 입시는 국가 주도 하에 '객관적이어라, 투명해라'를 금과옥조로 삼고 개인 특유의 주관성을 일절 고려하지 않는다. 평등 지향적 사고는 중·고등학교 평준화로 이어져 학교는 졸업장을 받는 곳으로 전락했고 입시 공부는 학원에 의존하고 있는 기이한 현상이 고착되었다.

현 정권 5년의 참상도 과거의 잘못된 교육의 결과가 드러난 것이다. 자원 제약은 없어야 하고 인간의 자기중심적 성향을 악으로 여기는 무지, 즉 사회와 도덕과 법은 왜 생기고 정의는 무엇이며, 이런 개념들이 어떤 관계에 있으며, 이의 실현을 위해 국가는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해가 태부족한 집단의 무지가 빚어낸 참상이다. 지금 유력한 대통령 후보자들의 공약이나 언행도 별로 다를 것이 없어 걱정이다.

그렇다고 희망을 버릴 수는 없는 일이다. 한국이 이런 참상을 다시 겪지 않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자기 생각을 키울 수 있도록 우선적으로 교육을 국가 통제로부터 해방시켜야 한다. 시간이 걸리는 일이지만 그런 교육이 이뤄져야 소양을 갖춘 정치인들이 배출될 수 있고 사회의 혼란과 붕괴를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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