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한다](http://contents.dt.co.kr/images/202201/2022012702102369660002[1].jpg "[논설실의 서가]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한다")
과학은 미래로 흐른다
에른스트 페터 피셔 지음/이승희 옮김/다산사이언스 펴냄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것은 비밀스러운 것이다. 이 비밀스러운 것이야말로 진정한 과학과 예술의 요람이 되는 근본 감정이다. 이 비밀스러움을 알지 못한 채 이제는 놀라움과 경탄을 경험하지 못하는 사람은, 말하자면 이미 죽은 사람이며 그의 눈은 빛을 잃은 것이다."
1905년 물리학에 획을 긋는 광전효과 발견으로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앨버트 아인슈타인은 자신의 발견으로 과학의 확실성이 신비성(확률성)으로 변모하는 것을 마주하고 이렇게 말했다. 광전효과는 금속에 일정한 진동수 이상의 빛을 쏘면 금속 표면에서 전자가 튀어나오는 현상을 말하는데, 빛의 입자성을 확인한 세기적 발견이었다. 빛을 파동으로만 보았던 과학에 일대 혁신이 일어났다. 그러나 그로 인해 아인슈타인을 끝까지 괴롭힌 물리학의 불확정성의 원리가 태동했다.
빛은 파동적 성격과 입자적 성격을 동시에 갖고 있다. 그러나 그 둘을 동시에 관찰할 순 없다. 파동을 분석하려면 입자적 성격이 사라지고, 입자로 접근하면 파동적 성격이 사라진다. 과학자들에게 이런 이중성은 인정하기 힘든 일이었다. 특히 '뉴튼적' 계몽주의적 세계관에 익숙했던 과학자들을 안절부절 못하게 했다. 이 이중성에 화해를 시도한 과학자가 닐스 보어였다. 그는 과학에 상보성(相補性, complementarity)의 개념을 도입했다.
보어는 자연의 서술에는 첫 번째 요소와 반대되지만 동등한 두 번째 요소가 존재한다고 보았다. 다시 말해 지식은 상보적 성질을 갖고 있으며, 그 둘 사이의 긴장을 통해 진리가 비밀을 간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서 양자역학이 탄생했다. 아인슈타인은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자연은 그 깊은 기저에 통계적 확률적 원리를 품고 있다. 이같은 자연의 난해한 본질을 가리켜 아인슈타인은 '진정한 과학과 예술의 요람이 되는 근본 감정'이라고 한 것이다. 책은 어려운 과학을 생동감 있는 스토리텔링과 비유로 쉽게 풀어낸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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