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어느새 세계수준 연구원, 올핸 국제화다

김명준 ETRI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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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1-26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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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어느새 세계수준 연구원, 올핸 국제화다
세계적 대유행병인 코로나19가 창궐하며 수많은 목숨을 앗아가고 우리의 생활조차 위협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우리는 지난해 수출 6445억 달러, 세계 7위라는 사상 최고의 실적을 거뒀다. 수출입을 더한 무역액수도 1조2596억 달러로 세계 8위 수준이다.

이같은 실적에도 불구하고,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을 비롯하여 제4차산업혁명, 디지털 전환(DX), 일본 수출규제 등 국제 환경이 시시각각으로 변화함에 따라 우리는 한 순간도 안도할 수 없다. 인공지능(AI)의 급속한 발전, 5G 본격 상용화, 반도체 대란, 전기차 배터리, 탄소 중립 등 정보통신기술(ICT)의 대내외 환경은 관련 기술개발을 선도하고자 하는 연구진의 어깨를 무겁게 누른다.

그래도 필자는 임인년(壬寅年) 호랑이띠 새해를 맞아 2500여 명 연구진과 함께 ETRI를 세계 최고 수준의 '국제연구소'로 전환할 것을 천명했다. 이미 세계 수준에 도달한 지식재산(IP), 국제표준화, 연구 생산성, 대표 연구실 등은 향후 더욱 꾸준한 혁신적 연구를 통해 국제적 기술 리더십 확보를 위한 추가 노력이 필요하다. ETRI 연구진은 그간 국제공동 연구개발(R&D) 수행 및 국제협력 네트워크 구축 등에서 지속적인 노력을 해왔다. AI 특허 포트폴리오 크기는 2021년에 1356건으로 분석되고 국제표준특허 또한 1000건이 넘었으며 연간 해외 기술료 또한 수백억원에 이르렀다. 아울러, 매년 6건 이상 EU 컨소시엄 사업을 제안해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의 해외거점 국제공동 R&D 수주 등에도 힘쓰고 있다.

향후에는 ETRI 국제화 역량을 더욱 강화하고 국제 기술인력 교류를 활성화하여 세계 최고 수준의 국제적 연구기관으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아울러 국제적 연구기관에 걸맞는 창의도전과제 수행과 교류협력 체계구축 등을 통해 성과품질 향상과 국제 기술·인력 교류 활성화에 더욱 노력해야 한다.

아울러 국제연구소로의 전환을 위한 구체적 네 가지 전략 방향으로는 첫째, 인재(Person) 양성이다. 글로벌 전문가로서 역량강화 지원, EU협력사업 연구인력 교류 활성화 등 연구자의 국제적 연구역량을 배양하기 위한 다양한 지원방안을 수립·시행하여 글로벌 전문가로 성장하는 것을 지원할 예정이다.

둘째는 조직(Organization) 개선이다. 연구 프로세스와 인프라를 국제화하고 외국인 연구자 비중을 확대하는 등 혁신적 연구체계를 확립할 계획이다. 또한 국제협력 연구의 예산과 경쟁을 확대하는 등 국제화 역량을 강화하여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생산성을 보유한 국제 연구기관으로 거듭날 예정이다.

셋째는 도전연구과제(Project)이다. 캐나다, 이스라엘 등과 전략적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유럽 유수의 연구기관과 협업을 통해 전략적 연구 개발을 전개할 예정이다. 이와 같은 협력체계를 기반으로 고위험 미래지향적 연구과제를 수행하고 기초·원천연구 비중을 확대하여 세계 최상위급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든다.

마지막 방향은 조직문화(Culture)이다. 공개 SW 정신, 개방과 공유의 연구문화를 구축하려 한다. 또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혁신적 아이디어의 제안 문화를 확립하고 혁신활동의 참여자와 성과자를 독려하여 인류의 어려운 문제를 푸는 국제연구기관으로 거듭날 것이다.

필자는 지난 연구부장으로 재직 시부터 부서 연구진을 대상으로 국제화를 위한 세계수준의 기준(Global Standard)에 대해 강조하기 시작했다.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 연구원 개인의 국제화, 연구조직의 국제화, 연구과제의 국제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20년이 지난 지금도 국제화를 위한 전략은 이전과 다르지 않다. 그 당시 시기상조라 여겼던 개방과 공유, 협업은 이제 꽃을 피워 국제적 흐름이 되었다. 연구원 동료에게 독려했던 '국제화'라는 키워드는 이제 충분히 숙성되었다. 그래서 ETRI가 국제연구소로 전환하는 원년을 선포한다.

마지막으로 연구진들에게 강조하고 싶은 말은 세계적 연구소로 거듭나기 위해선 연구자 개인이 세계 시민 정신, 개방·공유·협업 정신을 장착해야 한다는 것이다. 개인이 먼저 국제화되어야 조직과 연구과제도 국제화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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